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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하LeeHa Apr 05. 2020

별을 향해 쏘면 적어도 달을 맞출 수 있지

기쁨에 공감하고 슬픔에 위로해 줄 수 있는 우리라면 좋겠다.


딸 너에게.


몇 주 전. 힘든 친구 위로 주간이라고 생각하며 

짧은 글을 몇 개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렸어.

내 딴에는 짧고 좋은 글귀라고 생각하며 썼지만 

안 짧고 안 좋은 글귀였는지도 모르겠어.


블로그도 인스타그램도 하지 않는 내 친구이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는 막연한 느낌만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엄마 혼자 끄적여 본 글이었거든.


슬플 때 슬픔을 나누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야. 

그런데 

기쁠 때 기쁨을 나누며 

함께 행복해하는 건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 


누군가의 기쁨의 순간이 

때로는 '나 자신의 초라함'을 되새겨 보는 

시간들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 같아.

'누군가가 저렇게 행복할 동안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살았나?'

이런 생각에 빠져들면 마음이 괴로울 거야.


'저 사람'이 잘 돼서 기뻐할 때 

진심으로 축하해 줄 만큼의 아량이 내게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누구의 기쁨에도 

함께 즐거워해 줄 수 있도록

우리의 그릇을 조금씩 더 키워 나가 보자.

온 마음을 다해 함께 기뻐해 줄 사람이라면 

슬픔을 나누는 건 그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그 친구의 기쁨을 늘 나의 기쁨처럼 여겼어. 

그래서 친구를 위로해야 하는 지금은 

그게 마땅한 거라고.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하지.


친구의 기쁨을 축하해 왔던 시간들이 쌓였기에 

지금 한없이 슬픈 그녀를 토닥일 수 있는 거겠지.

진심으로 환영하기 힘들다는 기쁨도 나누었기에

슬픔을 나누는 건 지극히 당연하기만 하다.

별을 향해 쏘아봤기에 

적어도 달을 맞출 수 있는 것 같아.


이젠 슬픈 달의 전설을 멈추면 좋겠어.

우리에겐 기쁨 가득한 별들도 있으니까. 



친구에게 주는 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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