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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랑비탈 Jul 01. 2023

23. 행복한 아이가 가장 멋있다(에필로그)

선과 나무의 홈스쿨링



선생님들은 선이 쓴 에세이를 추천서와 함께 나무가 지원한 학교로 보냈다.

나무는 P공대와 S대에 동시 합격했다(K공대는 S대와 같은 날 면접이라서 참석하지 못했다).

나무는 대학생활에서 외부장학금을 받게 되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된 것도 좋았지만, 더 큰 행운은 장학생들과의 활발한 교류였다.  

나무는 같이 웃고, 같이 여행을 갔던 사람들의 기사가 인터넷의 한 부분을 장식할 때마다 비현실적인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들의 성취가 나무에게 (현실을 뛰어넘는) 영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 이 시기에 잊지 못할 추억으로는 선배들과의 격렬한 토론이었다.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했지만(그래서 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진지한 시간이었고 나무에게 성장의 시간이 되었다.  


 나무는 교수사관(조교수)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지금은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연재를 마치며……      

몇 년 전(벌써 9년이 되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방문한 병원에서 담석이 발견되어 담낭 절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수술 후, 방문한 외래에서 난치성 질환인 루프스와 희귀 질환인 PBC(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진단을 받았다.


나는 이때 ‘아싸’ 하고 쾌재를 불렀다(나는 좀 엉뚱했다).

이제 아이에게 질병 속에서도 한 인간이 얼마나 잘 살 수 있는 가를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가 가난을 경험한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난하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어 주어서(100년 동안 살면서 어떻게 부유하게만 살 수 있겠는가?).

그래서 지금의 건강 상태도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다행히 지금은 약물로 잘 조절이 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내가 언제까지 인간의 품위를 지키면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들의 존재는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끝까지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의미를 선사한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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