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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홀 - 첫 연재를 마치며.

골프도 인생도 굿 샷!!!

by 뭐 어때

브런치 작가가 되고 약간은 들뜬 마음에 호기롭게 시작한 연재였다. 처음이라 낯설고 어색했지만 어찌 보면 해보지 않았기에 막연한 자신감도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야'라고 생각했고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는 건데 뭐' 라며 대수롭지 않게 결정했다.

현실은 대수로운 일이었다. 마감날에 쫓기는 작가처럼 날짜가 다가오면 부담감이 커지는 때도 있었다. 마감을 재촉하는 편집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날짜를 어긴다고 위약금을 내는 것도 아니다.

그냥 중간에 '힘들어서 못쓰겠습니다. 이만 조기종료합니다'라고 해도 관심 갖는 이 없는 이야기들이다.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닌 이야기를, 어쩌면 나만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는데 누가 읽을 것인가 고민되는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 줄을 쓰는 것조차 버거운 날도 있었다.

어쩌다 운 좋게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날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오랜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정해진 날에 맞춰서 글을 쓴다는 것. 같은 주제, 다른 소재로 거의 20편을 쓴다는 것. 만만한 도전은 아니었다는 것을 회차를 거듭하면서 알아가게 되었다.

에세이를 그저 편하게 자기 얘기 늘어놓는 쉬운 글로 생각했던 것이 틀렸음을 명확하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나의 첫 연재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어느덧 마지막 회다. 수많은 생각과 상황 속에서도 날짜 한번 어김없이 끝까지 완주한 나를 칭찬한다.

가끔씩 울리는 반가운 라이킷의 주인공들과 정성스러운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때 그 어설펐던 초보가 어느 날 작가다운 글을 써서 혹여라도 세상밖으로 나왔을 때 '저 작가 브런치 시작할 때 내가 좋아요 눌렀던 사람인데.', '내가 댓글 달았던 그 사람이네.' 할 수 있는 작은 기쁨을 드릴 수 있는 날까지 꾸준히 뭐라도 쓸 것이다. 응원과 격려가 더해진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 감히 부탁도 함께 드려본다.



P.S 내일은 설이네요.

오가는 길도 뻥 뚫리고 만나는 사람들과도 막힘없이 소통이 잘 되는 날들이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인생이 늘 굿샷!!! 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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