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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버와 샬롯 Oct 31. 2019

수목원에서 핼러윈 데이

: 하루 한 컷 만보 클럽, 푸른수목원

오늘은 좀 특별한 데 갈까요?


오늘은 좀 벼르고 길을 나서봤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서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운동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오늘은 좀 동네를 벗어나 보자고요.


두 명의 동행인은 오늘 제가 가고자 했던 수목원을 아직 가보지 않은 상태라 제가 안내하는 입장이었죠. 오후에는 또 미세먼지가 좋지 않다는 예보가 있어 좀 서둘렀습니다. 저도 오랜만이라 그새 공원이 좀 바뀌었을까 궁금했는데요.


오늘의 걷기 행선지는 바로 서울 구로구 항동에 위치한 푸른수목원입니다.



이 수목원은 1시간 반 정도면 여유롭게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편입니다. 그리 넓진 않지만 아기자기 하니 가을을 느끼기에도, 걷기에도 무척 좋은 곳이었습니다. 군데군데 억새도 많아 따로 억새축제를 가지 않아도 되겠다며 같이 간 친구들이 좋아했네요. 연잎이 있는 호수 쪽 데크를 걷다 보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충분히 있어 따뜻한 커피 한잔 하며 가을 햇살을 즐기기에도 딱이었습니다.


어디 멋진 유럽식 정원 남부럽지 않은 풍경입니다



코스모스가 바람에 하늘하늘 흩날리니까 한 친구가 너무 좋아하네요. "나 코스모스 너무 좋아하잖아." 하며 연신 사진 찍느라 바쁩니다. 이곳 기차 철길도 방송을 타서 꽤 유명해졌더라고요. 서울에서 기찻길이라니, 참 재밌죠. TV에서 본 데라며 아이들이랑도 와야겠다소녀처럼 즐거워합니다.



아, 오늘이 10월의 마지막 날이었군요. 수목원 정문 쪽에는 핼러윈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조명도 설치가 되어 있는 걸 보니 밤에 보면 더 분위기가 날 것 같아요. 모닥불 연출 등의 야외 분위기를 보니 갑자기 막 캠핑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린이집에서 온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놉니다.


학생 식당에서 먹은 함박스테이크


수목원 후문으로 나오면 대학교가 가까이 있어요. 어디서 점심을 먹을까 고민하다 대학으로 들어가 봤어요. 같이 간 친구들은 아줌마가 들어가 사 먹어도 괜찮을까 반신반의합니다. "여기는 아줌마 대학원생도 많으니 괜찮아. 혹시 교수처럼은 안보일래나? 하하." 대학 때부터 학생회관 식당을 좋아했던 전 주저하지 않습니다. 대학 식당은 특히나 가성비가 좋잖아요. 지나가던 친절한 재학생한테 물어물어 식당을 찾았습니다. 4900원의 함박스테이크, 참 괜찮쥬.


자기야, 어쩜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했어.


같이 간 친구들은 즐거운 나들이었다며 깜짝 이벤트를 제안한 제게 저런 말도 해주네요. 데려간 곳을 상대방이 흠뻑 만끽해주니 저도 즐겁습니다. 싱그러운 대학 교정도 거닐어 보는 등 새로운 걷기 장소는 이 기나긴 걷기 여정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게 합니다.


자기야, 다음엔 또 어디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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