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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버와 샬롯 Oct 08. 2019

걷기에는 미술관이 딱이지

: 하루 한 컷 만보 클럽, 게티센터

미국 서부 여행 다섯째 날이다.


라스베거스랑 안녕하고 LA까지 오는시간반나절이나 보내서 오늘은 여행하는 데 넉넉한 시간이 허락되 않았다.


LA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게티센터가 LA의 첫 목적지다. 멋있는 건축물과 야외조각품의 조화, 선인장 정원과 장미 정원 그리고 꽃의 미로. 이곳은 단순히 미술관이라기보다는 시민들의 쉼터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살짝 경사진 잔디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떼구루루 구르며 놀고 있다. 따뜻한 토요일 오후 단란한 모습이다.


온종일 하루의 시간이 허락됐다면 모든 건물의 작품을 감상할 텐데. 보다가 중간에 다리가 아프면 시원한 야외 광장에서 조각품을 보며 한가로이 쉬면 좋을 텐데. 그러나 한정된 시간에 계획된 여정을 쫓아가기에도 마음이 빴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여유롭게 즐길 것을 다짐하지만 막상 현실에 돌입하면 본전 생각이 는지 모르겠다. 시간 된다면 한 곳이라도 더 둘러보기 위해 조급해진다. 언제 또 올지 모르기에, 기약할 수 없에 좀 더 보려 한다. 실상은 그래서 언제나 쫓기는 여행자일 수밖에 없다.


운동이라기에는 참 부족한 느린 걸음이지만 그래도  그림을 보며 걷는 미술관 투어는 행복한 도보이다. 걷다가 맘에 드는 그림을 만나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들여다본다. 모네 그림을 만나 깜짝 놀라 흥분했고, 게티 센터 곳곳에 깃발로 나부낀 소녀 그림도 실제로도 너무 아름다웠다.


게티 센터


여행 책자에서 산타 모니카 해변은 석양을 보라고 했다. 여정따라 갔을 뿐인데 딱 그 시간이다. 석양의 바다가 이렇게 황홀히 예뻤던가. 예전에 봤던 모든 바다가 잊힐 정도로 최고다.


산타 모니카 해변


바다만 보면 뛰어 들어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아쉽게나마 발만 담그게 했다. 모래에 글씨도 새기고 파도랑 밀당하는 아이들 모습이 그냥 그림 된다.


오늘은 걸으며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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