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코코'의 배경이 됐다는 문구 하나만 보고 여기를 지나칠 수는 없었다. 전부 해봐야 200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지만 미국에서 잠시 멕시코 분위기를 느끼기에 손색이 없다. 좀 이른 시간에 들러 몇몇 상점은 오픈 전이긴 했지만 그중에 저렴한 펜던트 목걸이 하나를 골라내어 나에게 선물한다.여기서는 추로스를 먹으랬는데 아직 열지 않았는지 도통 찾을 수가 없어 아쉬웠다.
올베라 거리
그리고 라라 랜드 따라 하기 두 번째다. 라이언 고슬링이 바닷가에서 노래 부르며 어느 부인과 춤추는 곳, 바로 헤모사 비치에서 찍은 장면이다. 그처럼 city of stars를 흥얼거리며 거닐어본다. 분위기에 빠져보고도 싶지만 해변으로 내려가 얼른 놀고 싶은 아이들 성화에 그마저도 잠시뿐이다.
헤모사 비치
라라 랜드 속 헤모사 비치
솔직히 오늘은 엄마의 욕망이 담긴 날이다. 오늘 여행의 주테마는 UCLA 투어였다. 투어 프로그램은 30분 정도 강의실에서 관계자가 학교 및 입학에 관한 설명을한다. 이후 자원봉사자인 재학생이 교내 투어를 함께 다니는 것이다.
학교 구경을 왜 해요?
모든 것이 영어로 진행되는 것이라 걱정은 했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지루해했다. 학교를 뭐하러 왔냐며 연신 불만스러워하는 아들을 보니 아직은 너무 이른 엄마의 욕심이었구나 싶었다. 아이들이 중학생 정도면 좀 나았을지 모르겠다. 실제 이 투어는 입학을 염두에 두고 방문한 학생과 학부형에게는 유익해 보였다. 실제 재학생이 자기 경험을 들려주며 얘기해주는 친근한 분위기는 이 학교에 오고 싶은 친구들에게 많은 동기부여를 줄 수 있게 보였다.
UCLA
아이들은 시큰둥했지만 대학 투어는 엄마 아빠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학교 여기저기에서 공부할 수 환경이 너무 좋은 이곳을 보니 당장이라도 대학생이 되면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마치 그림처럼 잔디밭에서도 공부하는 아름다운 학생들을 보며 남편은 말한다.
"우리는 잔디밭에서 막걸리를 마셨는데, 하하."
마퍼스 마켓
그로브몰
미국 서부 자유 여행을 이곳 마퍼스 마켓에서 저녁을 먹으며 마무리한다. 이 갑작스러운 여행의 8할은 남편의 공이었기에 아이들과 함께 소박한 건배로 그의 노고를 치하했다.
어디든 늦게까지 돌아다녀 노을을 보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렀다. 사람도 친절했고 의도치 않게 아이들보다 엄마가 영어가 더 늘어서 왔다. 이곳저곳 직접 계획해 걸었던 8일간의 여정도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