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여행 #7
어느덧 주말이 왔다. 따뜻한 오피스텔의 방바닥에 적당히 시원한 감을 머금은 침구류의 조화는 엄청났다. 기막힌 밸런스로 나에게 편안함을 끊임없이 밀어댔다. 나가기를 기대했던 날이건만, 이미 현실은 붕 떠버린 시간이다. 아무럼 어때. 이미 마음도 몸도 아쉬움을 넘은 무언가를 포착한 것 같았다.
촤락하는 소리와 함께 맞이한 아침볕은 꽤나 눈부셨다. 어제보다 부쩍 늘어난 바깥의 이들은, 활기가 넘쳐 보였다. 그들에겐 고대하던 주말 아침의 시작이니까. 무언가 싱숭생숭한 기분이 들었다. 지나가는 이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만. 애꿎은 창문을 다시 가렸다.
음, 오늘은 건물 밖을 나가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이 절로 들었다. 그러고 나니, 무척이나 너그럽다.
잠깐 머무르는 이 공간이 익숙해졌다. 적당히 가져온 내 것들의 배치가 시야에 반 이상 녹은 듯했다. 일시적인 한계에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기대감은 차올랐다. 나도 머지않았다. 현실감각이 더욱 돋아난 느낌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으나, 최적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에 군침을 삼켰다. 그래도 그간 잘 해왔으니, 조금만 더.
노래를 틀었다. 우연한 고요에서 갑작스레 선물 받은 곡에는, 그때의 완벽했던 풍경이 저장되어 있다. 머릿속에서 프롤로그처럼 자동으로 재생된다.
남은 고기를 구웠다. 어제는 맛을 제대로 느낄 기운도 없었는데, 꽤 나쁘지 않았다. 설거지까지 한 자리에서 끝냈다.
양치와 세수를 하고선, 누웠다. 오늘은 더 이상 몸을 깨울 의욕이 없다. 정말 편안한 분위기에서, 얼마까지 잔 경험이 있었는지 생각이 떠오른다. 어디서 아까운 하루를 허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으른 꾸중이 들린다. 그 말은 틀렸다. 난 바깥 구경이 아니라, 단지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러 온 것이라고.
포근하다. 그리고 조용하다. 이것만으로 난 충분한 행복을 느낀다. 나도 몰랐던 오랜 지병이 날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의 행복감에는 익숙해졌던 방안을, 이별하는 상상이 떠다닌다. 더욱 몸을 옹그려 말았다. 무의식적으로 쥐고 있던 휴대폰도 놓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느린 시간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이토록 잔잔한 시간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으니, 절대 후회를 남겨선 안된다고.
마지막으로 생각조차 놓았다. 이제는 부유하는 시간과 눈을 맞출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