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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잉 Jul 01. 2024

자녀 계획이요? 몰라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초혼 부부의 평균 연령은 남자 34.0세 여자 31.5세였다. 이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한 수치로 남녀 모두 평균 초혼 연령이 10년 전 대비 약 2세 가량 증가했다.


평균 초산 여성 연령도 이와 더불어 증가해 2022년 기준 32.84세를 기록했다. 이 또한 2013년 30.73세에 비해 2세 가량 높아진 수치다.


초산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출산율이 낮아지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또 혼외자가 전체 출생아의 3% 내외인 상황을 감안했을 때 초산 연령이 높은 것은 초혼 연령이 높다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산모의 나이와 임신 가능성이 반비례 한다는 것은 생물학적인 사실이다. 하지만 평균 여성 초혼 연령인 31.5세는 아이 두 명을 낳는데 아무 문제도 없는 나이다. 40대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사례도 많고, 아이를 가지고자 한다면 보조생식술이나 난자냉동 등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즉, 출산율 0.7이라는 수치가 단지 초혼 연령과 초산 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이를 가지고자 하는 부부의 의지가 있다면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평균 초혼 연령이 40대가 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말이다.




그렇다면 출산율 0.7명의 진짜 원인은 뭘까? 나는 그것이 여성의 난임이나 임신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고 시간이 부족한 것 그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시간이 부족해지는 것은 생물학적인 원인이 맞지만 말했듯이 현재의 평균 초혼 연령은 출산율 2명을 달성하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는 나이다. 출산율이0.7명 까지 내려가는 데에는 다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한 번 알아보자.


통계청의 설문에 따르면 청년층의 53.5% 특히 여성의 경우 65.0%가 결혼 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답변했다. 아이를 가지려는 의지가 있는 부부는 절반도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25~39세 청년 부부의 72.9%는 1명 이상의 자녀가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것은 여성가족부의 2023가족실태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 부부의 65.3%는 향후 자녀 계획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자녀계획이 있다는 15.7%와 자녀계획이 없다는 19.0% 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30대 부부의 경우에도 27.9%가 생각해본 적 없다는 답변을 했다.


즉, 다수의 청년 부부는 굳이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무조건 낳겠다 혹은 낳지 않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생기면 받아들이겠다는 운명론적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십 년을 살다 보면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던 사람도 한 번쯤은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믿었던 콘돔이 한 번쯤은 제 역할을 못할 수도 있다. 1975년의 평균 여성 초혼연령은 22.8세로 지금보다 약 9세 낮았다. 75년의 부부보다 현재의 부부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시간이 9년 더 짧은 것이다.


이런 면에서,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것이 저출산을 견인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산이나 생물학적인 이유를 말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것은 바꿀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초혼 연령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인식을 보자. 통계청의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 의식 변화’ 설문에 따르면 청년층이 결혼을 안하는 이유에 대해 남자는 40.9% 여자는 26.4%가 결혼 자금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즉, 다수의 청년들이 경제적 부담이 어느정도 줄어든 후에 결혼을 생각하며,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을 만한 나이가 되면 이미 삼십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늦어진 사회진출이나 예식 관련 비용 부담, 주거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 문제들은 추후에 좀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며, 우리는 어느정도 경제적 부담을 과대평가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전 글에서 작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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