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제 중학생이다!!
얼마 전 우리 첫째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꼬꼬마 시절, 어린이집 졸업식 때 학사모와 졸업가운을 입고 있는 모습이 뭉클하면서도 너무 귀여웠는데, 초등학교 졸업은 또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했다. 물론 앞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2번의 졸업식이 더 남아 있지만, 6년이란 긴 기간을 보낸 학교의 졸업은 더 남다른 기분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졸업식 예행연습을 하고 와서는, 자기는 졸업식 노래를 불러도 전혀 눈물이 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던 아들과는 달리, 졸업식 날 내 눈시울이 붉어져버렸다. 그것도 식을 시작도 하기 전, 예쁜 풍선으로 만든 문으로 입장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말이다. 아이는 꽃다발을 들고 서 있는 엄마, 아빠, 할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늘 시크한 평소 모습과는 다르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의 오랜만에 보는 아이 같은 모습이 반가워서였을까? 아니면 당당하게 졸업식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대견해서였을까?
어린이집을 떠나 처음으로 '학교'라는 제법 큰 사회 집단에 들어갈 때는 저 꼬마가 제대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는데, 막상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생각보다 더 적응을 잘하는 것 같다. 초반에는 아이의 성향에 따라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새 학교 규칙에 적응하고, 친구들과 친해지고, 각 반의 한 두 가지의 역할도 잘 해내며 생활한다. 그렇게 아이는 엄마품을 잠시 벗어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작은 사회'를 경험하고 자신의 꿈을 키운다. 그러면서 언젠가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큰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이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우리 역시 그렇게 자라왔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경험과 각종 정보들을 토대로, 우리 아이들이 준비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최종 결정은 아이의 몫이다. 비록 지금은 불확실하더라도 돌고 돌아서 본인의 꿈을 정하는 것도, 그 꿈을 위해 하나씩 이뤄나갈 작은 목표들을 정하는 것도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제 정말 '어린이'가 아닌 '청소년'이 되는 시점에서, 좀 더 철이 들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해 봤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서 여전히 엄마의 잔소리는 이어지겠지만, 무조건 엄마가 짜 놓은 길로 아이 손을 잡고 끌고 가고 싶지는 않다. 아이도 스스로 길을 찾고 준비할 수 있도록 자기주도적인 습관과 자존감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면 된다.
아들 대신 훌쩍인 엄마는, 눈물 한 방울 없이 씩씩하게 졸업식을 끝낸 아들의 중학교 생활을 응원한다. 지금 비록 우리 아이가 특출 나게 공부를 잘하지도, 뛰어난 재능이 있는 분야가 있어 보이지도 않지만, 그래도 미리 걱정하지 않으련다. 지금 그렇다고 그저 그런 사람이 되는 건 아니며, 모든 사람은 각자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가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 1등을 하면 좋겠지만 1등이 아니더라도 괜찮아! 너는 영원히 나의 소중한 보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