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맞이 오피스 괴담 제3화
안 대리가 실종된 지 일주일.
경찰의 수사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목격자도, 이렇다 할 유류품도 없었다.
휴대폰은 사무실에서 발견된 그날 밤 이후로 전원이 꺼져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직원들의 불안감마저 어느 정도 잦아들 바로 그 무렵이었다.
"꺄~~~ 악!!!"
복도를 지나 사무실까지 들려온 소름 끼치는 비명 소리.
관리팀과 보안팀이 14층 여자 화장실로 급히 출동했다.
"거울에... 거울에..."
치한이나 몰래카메라를 의심했던 보안팀 요원들은 비명을 지른 여직원이 가리키는 거울로 시선을 돌렸다.
깨지거나 이물질이 묻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거울이었다.
하지만 보안요원이 한 걸음 더 다가서자, 거울 표면에서 무언가 기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그는 손으로 빛을 가리고 두 눈을 거울에 밀착시켰다. 거울 속 자신의 동공 너머로, 희미하게 어른거리는 무언가가 보였다.
"으아아악!"
다부진 체격의 보안요원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다.
"거… 거울 안쪽에 사람이… 사람이 있어요!"
관리실 직원들이 공구를 가져와 거울을 뜯어내자, 설계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한 평 남짓한 칠흑 같은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안에, 의자에 밧줄로 단단히 결박된 채 의식을 잃은 안 대리가 있었다.
입은 두꺼운 테이프로 봉해져 있었고, 두 눈은 붉게 충혈된 채 비정상적으로 돌출되어 있었다. 그 눈은 마치 마지막 순간까지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보려 했던 것처럼, 화장실 입구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화장실의 거울은 단방향 투과성 거울, 일명 '매직미러'였다.
거울 뒤 밀실은 소리가 완벽히 차단되도록 방음 처리되어 있었지만, 화장실의 모든 소리는 들을 수 있도록 작은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었다. 안 대리는 지난 일주일간, 여자 직원들이 화장실에서 나누는 모든 사소하고 은밀한 험담을 들었지만, 단 한마디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녀의 귀로 쏟아져 들어오는 수많은 비밀들.
그것은 그녀가 살아생전 가장 즐겼던 것이자, 그녀에게 내려진 가장 잔인한 형벌이었다.
그날따라 여자 화장실의 전등 하나가 접촉 불량으로 깜빡거렸다. 그 순간적인 빛의 변화가 거울 안팎의 밝기를 비슷하게 만들었고, 어둠 속에 있던 안 대리의 얼굴이 찰나의 순간 거울에 비쳤던 것이다.
평소 타인의 비밀을 캐고 퍼뜨리기를 즐겼던 안 대리.
하지만 이토록 잔인한 범행을 당할 만큼의 죄였는가?
사무실은 이제 공포를 넘어선 패닉에 빠졌다. 이것은 우연한 사고가 아닌, 한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였다.
다행히 안대리는 극심한 탈수 증세외에 생명에 큰 지장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게 됐다. 자신이 별 생각없이 내뱉었던 타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녀에게 날카롭고 치명적인 비수로 고스란히 되돌아와 몸과 마음에 크나큰 상처와 충격으로 깊숙하게 꽂혀버린 것이다.
회사는 일주일간의 사무실 폐쇄를 결정했다.
그 후, 사무실의 공기는 완전히 변했다.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꼭 필요한 업무 외에는 어떠한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점심 식사도, 가벼운 농담도 모두 사라졌다. 마치 혀를 잘린 사람들처럼, 모두가 침묵을 지켰다.
그렇게 공포와 침묵이 사무실을 지배하는 동안,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 침묵이야말로, 그림자 없는 복도를 배회하는 또 다른 불길한 존재가 원했던 진정한 복수였음을.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