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바퀴 달린 것을 사랑하는 아이를 위한 박물관
정식 명칭: London Transport Museum
홈페이지: https://www.ltmuseum.co.uk/
입장료: 성인은 유료(입장권을 한 번 구입하면 1년 동안 사용 가능), 아이는 무료
위치: Picadilly Line의 Covent Garden 역
이 박물관은 앞으로 소개할 대부분의 박물관과는 다르게 입장료가 있다. 현장 구매 시 입장료가 18파운드로 그렇게 싼 편도 아니다. 물론, 입장권을 한 번 구매하면 당일부터 1년 동안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런던에 짧게 머무르는 관광객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박물관을 첫 번째로 소개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내 아이의 취향 때문이다. 현재 생후 30개월이 되어 가는 내 아들은 '꼬마버스 타요'의 광팬이다. 거의 매일 나에게 타요 책을 읽어달라고 하고 타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아들에게는 동영상을 보여주지 않는 대신 타요에 나오는 노래 메들리만 소리로 들려주곤 하는데 몇몇 노래는 거의 외우다시피 하여 자기 전에 흥얼거리기까지 한다.
게다가 몇 개월 전부터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기차와 지하철에도 관심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저녁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역이 보이자 지하철을 타고 싶다며 집에 안 가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갔다가 다시 돌아온 적도 있을 정도다.
이런 아이에게 지하철과 기차, 2층 버스가 가득한 런던 교통 박물관은 천국일 수밖에 없다. 처음 방문한 이후 1년 동안 적어도 열 번 가까이 간 것으로 기억하며 첫 입장권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후 새롭게 1년 입장권을 구입하기까지 했다.
박물관에 들어가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서 관람을 시작하도록 동선이 짜여 있다.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길에는 전 세계 주요 대도시의 지하철 노선도가 벽에 그려져 있다. 2층에 올라가면 1800년대 초반의 런던이 펼쳐진다. 말로 끄는 마차 모형과 함께 1800년대 폭발적으로 인구가 증가한 런던에서 대중교통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로 전시되어 있다.
1층에는 이 시기에 이용되었던 거대한 객차의 모형이 자리 잡고 있다. 1800년대 중반부터 건설되기 시작한 지하철 노선과 교외를 연결하는 기차 노선이 어떤 모습이었고 어떻게 발전하였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1층 주 전시실에서 육교를 가로질러 가면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과 함께 특별 전시실이 있다. 이 전시실에서는 런던 대중교통을 주제로 한 포스터, 그림 등을 전시한 적도 있는데 최근에는 1990년대에 문을 닫은 Strand역에 관련된 내용을 음산한 테마로(한 번 아들을 데리고 들어갔더니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으로 나가자고 졸라댔다.) 보여주고 있다.
박물관의 지상층(Ground floor, 우리나라에 있는 건물의 1층에 해당한다.)은 1층, 2층에 비해 훨씬 넓은데 이는 여러 대의 2층 버스를 전시하기 위해 박물관의 천장까지 공간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지상층에서는 1900년대 런던 지하철 노선의 발달 양상, 1900년대 지하철의 객차 모형, 시기별로 달랐던 2층 버스 등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전시 공간 외에도 각종 체험 시설, 카페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중앙에는 대형 스크린과 함께 아이들이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도 있다.
이렇게 런던 교통 박물관은 아이들과 대중교통 애호가들 모두 충분히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내용 이외에 이 박물관의 차별점은 아이들이 직접 체험을 하면서 놀 거리가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점이다. 향후 소개할 대부분의 박물관이 체험 활동을 제공하긴 하지만 이 곳만큼 종류가 다양한 박물관은 찾지 못했다. 역시 유료 박물관이라 돈 받은 값을 한다는 것이 나와 내 아내의 공통된 의견이다.
0층에서 가장 많은 아이들이 몰리는 곳은 역시 2층 버스 운전을 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항상 갈 때마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외에도 2층으로 되어 있는 에미레이츠 케이블 카 축소 모형, 아이들이 버튼에 손댈 때마다 화면이 밝게 켜지며 귀여운 대중교통 캐릭터를 보여주는 공간, 철도 모형과 기차 장난감, 도시 설계 게임과 지하철 운전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 등이 있다. 버스 운전 체험 공간 옆에는 가끔 스토리 텔링 세션이 열리는 공간이 있는데 12월에 가면 연말 분위기에 맞게 장식이 되어 있다. 이 시기에는 산타 할아버지 분장을 한 직원이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배지를 선물로 준다. (참고로, 이 배지는 매년 디자인이 다르다.) 이 공간에서 더 안으로 들어가면 강의실이 하나 있는데 각종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듯하다. 내 아들은 아직 0개 국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해 본 적은 없지만 참가를 원한다면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층에는 1층 버스 모형이 있어서 0층과 비슷한 운전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공간은 0층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덜 붐비는 편이다. 이 모형 옆에는 고장 난 지하철을 수리하는 놀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박물관 안에는 런던의 다른 박물관에서도 흔히 보이는 체인인 Benugo 카페가 있어 간단한 음료와 스낵을 구입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서 한 층 올라가면 Canteen이라는 카페(또는 식당)가 있다. 여기는 가보지 않아서 평가를 보류한다. 박물관 자체가 런던 시내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Covent Garden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박물관 주변에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며 보통 가격이 싸지 않고 딱히 맛있지도 않지만) 식당이 많이 있다.
모든 바퀴 달린 것을 사랑하는 아이를 위한 박물관
대중교통에 관한 각종 전시물 이외에도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놀 거리를 제공함
입장료 있음
p.s. 지상층 화장실 앞에 있는 포스터 존에서 아이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아주 예쁘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