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앤 앨버트 어린이 박물관

거의 모든 장난감의 역사

by Muswell

기본 정보

정식 명칭: Victoria & Albert Museum of Childhood

홈페이지: https://www.vam.ac.uk/moc/

입장료: 무료

위치: Central Line, Overground의 Bethnal Green 역



* 이 글은 영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2020년 2월 이전에 아이와 박물관을 방문했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 커버 이미지 출처: https://www.vam.ac.uk/moc/


앞서 Exhibition Road에 세 개의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고 자연사박물관과 과학박물관을 이미 소개했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 대해 쓰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아이와 함께 이 박물관을 구경하지는 못했고 잠시 박물관 내부 광장만 방문한 적이 있다. 이 광장에는 분수대와 물장난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날씨가 따뜻할 때 아이와 놀기 좋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이 박물관의 전시실에 들어가 본 경험은 있지만 너무 오래전 일이라 뭐가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신 이 글에서는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의 자매 박물관인 빅토리아 앤 앨버트 어린이 박물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름부터가 어린이 박물관(Museum of childhood)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박물관이다. 처음 이 박물관에 갔을 때 널찍하고 탁 트인 Hamleys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Hamleys는 영국의 유서 깊은 장난감 전문 백화점인데 특히 런던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인 Regent Street에 위치한 가게는 아이, 부모, 관광객들로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이 가게 앞 버스 정류장 이름에 Hamleys Toy Store가 들어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한편으로는 입구에서부터 건물 가운데 부분이 탁 트여 있다는 점에서 파리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탁 트인 건물의 중앙 부분에는 카페와 기념품 가게 등이 있고 지상층과 1층의 전시 구역이 중앙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각 전시 구역은 종류별로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어 준 장난감을 전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상층에는 자동차, 기차 등 탈 것을 소재로 한 장난감 구역, 인형의 집이 전시된 구역 등이 있으며 1층에는 육아용품, 주방 소꿉놀이용 장난감, 인형 옷, 동물 장난감 등이 배치되어 있다. 표지 사진은 인형의 집 수백 개를 모아서 약간은 으스스한 분위기로 꾸며놓은 조형물로 인형의 집 전시구역에서 볼 수 있다.


각 전시 구역 주변에는 해당 테마와 연관된 다양한 놀이 및 체험 시설이 있어 전시물 관람과 경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흔적이 느껴졌다. 놀이터에서 흔히 보이는 목마를 탈 수 있는 곳,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곳, 여러 색깔의 빛이 천장과 바닥에서 나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 등이 기억에 남는다. 탈 것을 전시해 놓은 구역에는 커다란 도시 모형이 있는데 동전을 넣으면 기차와 지하철이 움직이고 건물에 전기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부모들의 푼돈을 갈취하고 있었다.


이러한 체험 시설 외에도 1층에는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넓은 실내 공간이 있다. 실내 놀이터처럼 미끄럼틀 등이 설치되어 있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의자, 정육면체 모양의 상자만 가지고도 재미있게 노는 곳이다. 또한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모래 장난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며 새로운 전시 방식을 실험하기 위해 알 수 없는 스크린을 설치해 놓은 공간도 있다.



이 박물관은 런던 중심부를 기준으로 했을 때 동쪽에 있는 Zone 2의 Bethnal Green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Zone 2라는 건 일단 시내 중심부에서 다소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말에 이 박물관을 방문하더라도 Zone 1에 있는 다른 박물관처럼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우선 전시되어 있는 장난감은 만질 수 없게 되어 있다. 전시물 보존을 위해 당연한 방침이긴 하지만 필자의 아이를 비롯하여 많은 아이들이 신기한 장난감을 보게 되면 당연히 만져보고 싶을 수밖에 없다. 각 구역에 대표적인 장난감 몇 종류의 모사품을 만들어서 체험 공간에 구비해 놓는다면 많은 아이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빛에 크게 민감하지 않아서 못 느꼈던 점이지만 필자의 아내는 조명이 밝지 않다는 점을 조그만 불만사항으로 꼽았다. 물론 전시된 장난감에서 나오는 발랄한 기운과 주요 관객인 아이들의 활력 덕분에 장소 자체가 어둡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전시물인 장난감의 크기가 작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조명을 더 밝게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돌아와 있는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 볼 때 이 박물관만큼 우리나라에 있는 키즈카페에 가까운 박물관은 런던에 없었던 것 같다. 전시 주제 자체가 장난감의 역사를 다루고 있고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시설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아이를 매주 데려가고 싶은 박물관이었다.


요약

거의 모든 장난감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뛰어 놀기도 좋은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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