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박물관(British museum)

유명하긴 한데 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글쎄...

by Muswell

기본 정보

정식 명칭: British Museum

홈페이지: https://www.britishmuseum.org/

입장료: 무료

위치: Holborn 역(Piccadilly Line & Central Line), Russell Square 역(Piccadilly Line), Tottenham Court Road 역(Northern Line & Central Line)



이번에 소개할 박물관은 보통 '대영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는 British Museum이다. 이 박물관의 영어 명칭을 모르던 시절에는 '대영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별 거부감이 없었는데 영어 명칭을 알고 난 후에는 왜 굳이 우리말 번역에 '大'를 붙여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약 정식 명칭이 Great British Museum이었다면 '대영 박물관'이라는 번역이 정당화될 여지가 있겠지만 그게 아니므로 그냥 '영국 박물관'이라고 번역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Great Britain 섬은 잉글랜드(England), 스코틀랜드(Scotland), 웨일스(Wales)가 위치해 있는 섬의 이름이고 이 섬과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가 합쳐져서 United Kingdom을 구성한다.


이 박물관은 영국 전체에서 가장 유명하고 방문객이 많은 박물관이다. 사실 박물관 명칭의 의미는 '영국에 관한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영국에 있는, 영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에 더 가깝다. 식민제국 시절 전 세계에서 수집(이라고 주장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약탈)해 온 풍부한 유물 및 유적을 전시하면서 전 세계의 역사를 폭넓게 보여주려는 야심 찬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장품이 방대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크기 면에서도 압도적인 경우도 많다.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과 아크로폴리스 광장의 건물을 거의 통째로 뜯어다가 자랑스럽게 전시해 놓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 글에서는 영국 박물관의 전시물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미 다수의 여행 가이드북과 각종 블로그에 양질의 정보가 차고도 넘칠 뿐 아니라 나에게는 전시물을 소개할 정도의 지식이 심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신 영국 박물관에 아이와 같이 갔을 때 느꼈던 점을 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예상과 달리 이 박물관은 결코 아이를 데리고 가기 좋은 박물관이 아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고 세계사에 관심이 많다면 아주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괜히 방문했다가 인파에 치여 아이와 부모 모두 당최 무엇을 봤는지 기억을 못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유모차를 탈 정도로 어리다면 박물관 건물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보통 런던의 건물에는 유모차를 탄 아이들이나 장애인들이 쉽게 입장할 수 있도록 계단 외에도 경사로가 준비되어 있다. 그렇지만 영국 박물관에는 경사 진입로가 없다. 건물 전체가 성인 키만 한 기단 위에 놓여 있기 때문에 건물 입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이용하거나 박물관 정원에서 건물 입구 높이까지 위아래로만 이동하는 소규모 개방형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라고 불러주기도 민망한 이 탈 것은 작동시키기도 까다로울뿐더러 복장 터질 만큼 답답한 속도를 자랑한다. 그렇기에 유모차를 가져가야 한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보다는 계단에서 유모차를 들어서 옮기는 것을 추천한다. 아마 경사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사가 커지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용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난관을 뚫고 박물관에 들어가게 되면 각 전시실마다 눈이 돌아갈 만한 전시물로 가득 차 있다. 로제타 석, 이스터 섬의 모아이 상 등이 특히 관람객들을 많이 끌어모으는 유물이다. 이러한 전시물은 물론 역사적 가치가 높아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보기 위해 찾아오는 전시물이지만 과연 아이들이 보고 좋아할지는 상당히 의문이 든다. 기초적인 교과 과정을 이수했거나 관련 도서를 읽었어야 이 유물들이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국 박물관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 또는 체험 시설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애초에 아이들을 위한 박물관이 아니긴 하지만 기념품 가게를 제외하고는 마땅히 아이들이 보면서 즐길 만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용해 본 적은 없지만 영국 박물관에서는 유럽에 있는 박물관으로는 드물게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지원한다. 오디오 가이드 후원을 대한항공에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이후에도 후원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쓸데없이 누가 누굴 걱정하고 있는가.) 박물관 안내 정보가 담겨 있는 팸플릿에는 방문객이 많아서 혼잡할 때 가 보면 좋을 한가한 전시실 몇 군데가 추천되어 있는데 박물관 3층 꼭대기 구석에 있어 찾아가기도 상당히 어려운 한국관이 추천 목록에 당당히 포함되어 있다. 바로 아래층에 더 넓게 자리 잡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 전시실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팸플릿에서 강조한 대로 정말 한가한 편이라 박물관을 돌아보다가 지치면 가 보기 좋은 곳이다. 물론, 영국 박물관에 한국 전시물을 보러 가는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전시물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는 것이 좋다.


영국 박물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시물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방문 시 교육적 가치가 높은 데다 무료입장까지 가능한 훌륭한 박물관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 아이나 역사에는 1도 관심이 없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자녀를 굳이 이 박물관에 끌고 가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다른 글에서도 이미 소개했지만 런던에는 이 박물관 말고도 아이들과 같이 가기에 좋은 박물관이 지천에 널려 있다.


요약

유명하고 사람 많은 박물관

아이들은 웬만하면 데려가지 않는 게...


* 이 글은 영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2020년 2월 이전에 아이와 박물관을 방문했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 표지 사진 출처: https://www.theartnewspaper.com/news/it-hardly-speaks-writer-ahdaf-soueif-pens-damning-cri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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