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집 나간 하나를 걱정하다 엉뚱한 생각을 해요.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시작은 희망을 품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요. 시작의 끝이 어떨지, 과정이 어떻게 펼쳐 질지, 사람들의 평가는 어떨지.
전 늘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두려워했어요. 그렇게 두려움 속에서 시작도 못하고 보낸 내 삶이 행복할 리 없었죠.
하나가 그래도 건강하고 용기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미없고 답답한 현재의 삶에 무기력하게 자신을 내버려 두진 않았잖아요. 바꾸고 싶어 했고, 그게 무모한 가출일지라도 시도했잖아요. 세상 무서운 지 모르는 아이라도 겁이 나지 않았을까요? 걱정이 없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 나갔다는 거. 그건 하나가 자신의 삶을 어른인 나보다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거 아닐까요?
하나를 보면서 용기가 뭔지 알게 됐어요.
용기는 도전이나 변화에 두려움 없이 맞서 나간다기보다는 불확실성에서 온 모든 두려움과 함께 그냥 첫걸음을 떼는 것이라는 걸.
이제 비로소 용기를 내요. 내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한 발 앞으로 나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