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고 내 생각이 옳다고 믿은 적이 많았다.
대체 왜 저런 생각을 하는 거지? 왜 저런 행동을 해? 미친 거 아니야?
가끔은,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을 경멸하기까지 했다.
사회생활을 할 때 특히 그랬다. 나는 기질적으로 나와 아예 다른 사람, 예를 들면 너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그리고 지나치게 예를 갖추는 사람을 싫어했다.
나 자신은 솔직하고 털털하고 진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면서부터는 나보다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을 낮춰보았다. 저 사람, 저렇게 해서 성과가 있겠어? 하면서. ‘열심히’라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이 정말 내가 보지 못한 곳에서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을 많이 했다.
사람에 대해 호불호가 강했고, 싫은 사람 앞에서는 싫은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중엔 그런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나를 싫어하거나 처음엔 호감을 가졌다가 말없이 나를 떠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관계에 있어서 나는 항상 괴로웠다. 내 단점을 알면서도 고치기 어려웠다. 나는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인정하지 못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온전히 이해하진 못하지만 그 사람의 삶과 기질을 따져보았을 때 ‘저게 저 사람의 최선이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쌍둥이를 뱃속에 품게 되면서부터다.
마법같은 일이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