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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

말 한마디에서 느껴지는 사람의 모습

by 강석효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굳이 오래 지켜볼 것도 없다.

그저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 몇 마디면 충분하다. 말은 참 이상해서 아무리 감추려 해도 마음속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분노가 많은 사람은 말끝이 날카롭고, 삶이 초라한 사람은 남을 헐뜯는 데서 잠시 위안을 얻는다. 불안이 가득한 사람은 늘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스스로 별볼일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과장된 말로 자신을 부풀린다.

그러나 말은 또 한편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삶이 행복한 사람은 다른 이들의 작은 일에도 박수를 보내고, 마음이 평안한 사람은 부드럽고 따뜻한 말로 사람들을 품는다. 말이란 결국 자신이 쌓아온 삶의 무늬가 입술을 통해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말투는 그 사람의 초상화이고, 말버릇은 그 사람의 일기장이다.

성경도 오래전부터 그것을 알았던 모양이다.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렇다.

겉으로 아무리 신앙이 깊은 척해도, 입술에서 불평과 비난이 쏟아진다면 그 마음속에는 아직 믿음의 씨앗이 자라지 않은 것이다. 입에서 늘 “안 된다, 힘들다”는 말만 나오는 사람은 하나님을 아직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괜찮다, 해보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미 믿음을 말 속에 심고 있는 셈이다.

허세도 그렇다. 말이 과장되고 자신을 내세우려는 사람일수록 속은 허전하다.

마음이 단단한 사람은 오히려 말을 아낀다. 말로 자신을 치장하지 않아도 삶이 그를 증언해주기 때문이다. 겸손은 조용하고, 진실은 과장되지 않는다. 예수께서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진다”고 하신 말씀이 바로 그 이치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말은 사랑에서 온다.

칭찬과 격려의 말은 상대를 세워줄 뿐만 아니라, 말하는 이 자신도 높여준다.

내가 누군가를 축복하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내 마음에 이미 여유와 기쁨이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음속이 분노와 질투로 가득하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는다. 유순한 말 한마디가 사람의 분노를 가라앉히듯, 사랑으로 빚어진 말은 세상을 조금은 따뜻하게 만든다.

생각해 보면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하루를 만드는 재료이고, 삶의 모양을 빚어내는 손이다. 입버릇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성품이 되고, 성품이 결국 운명이 된다.

그래서 성경은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려 있다”고 했다. 우리가 어떤 말을 입에 올리느냐가 결국 어떤 삶을 살게 될지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말 한마디를 쉽게 여겨선 안 된다.

비난 대신 격려를, 불평 대신 감사를, 분노 대신 사랑을 말해야 한다.

그렇게 말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 마음도 그 말처럼 따뜻하고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말이 모여 우리의 하루를 만들고, 우리의 하루가 모여 인생을 만든다.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결국 나를 만든다. 그러니 오늘 하루도 말 한마디를 조심하고, 한마디 한마디를 사랑으로 빚어내야 한다. 누군가를 살리는 말, 위로하는 말, 소망을 심는 말. 그런 말들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고, 우리를 조금 더 하나님께 가까이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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