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바람이 부는 백설이

사춘기 마음 이야기

by 민들레

수업이 끝나고, 나는 절친 인어랑 숲에 가서 축구를 했어.

축구를 하다 보니 배가 고팠어. 우리는 사과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따먹었지.

사과가 너무 맛있어서 무려 다섯 개나 먹어치웠어.

그때 인어가 말했어.

"백설아, 너무 많이 먹는 것 아니니?"

나는

"그래. 요즘 하루에 다섯 개씩 사과를 먹었더니 살이 쫌 찌긴 찐 것 같아. 나 뚱뚱하지?"

인어는 잠깐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했어.

"백설아, 친구니까 사실대로 말해줄게. 너 좀 뚱뚱하기는 해. 근데 넌 성격이 좋아서 뚱뚱해도 괜찮아."

칭찬인지 비난인지 헷갈렸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고 숲을 구경하고 있었어.

바로 그때!

저번에 네버랜드에서 점퍼를 주고 갔던, 나무토막 같은 아이가 멀리서 보였어.

'아, 그 아이다. 나무토막.'

그때 일이 떠올라 "고맙다'라고 말하려고 했어.

그런데 그 애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불타는 나무토막처럼 얼굴이 빨개지더니, 후다다다닥!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어.

'내가 나무토막을 잘못 본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남은 사과를 마저 다 먹었어. 나는 사과나무에서 내려와 터벅터벅 잦은 가을 나뭇잎을 밟으며 쓸쓸히 집으로 향했어.


집에 도착한 나는 내 방에서 실탄소년단 노래를 틀어 놓고 신나게 춤을 췄어.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노크도 없이 방에 들어오셨어. 노크하고 들어오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말이야.

아빠는 춤추고 있는 날 보고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정말 한심하구나.”라고 말씀하셨어.

사실 나도 모르겠어. 내가 뭐가 될지 나도 궁금해. 나처럼 공부도 못하고 뚱뚱한 여자 아이는 뭐가 될까?

5학년인데 뽀로로처럼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그게 제일 재미있고 신나.

아빠는 한참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다가 방문을 열어 놓고 나가셨지.

그때 어디선가 바람이 갑자기 세게 불어 방문이 그만 ‘꽝’하고 닫혀버렸다.

아빠는 다시 방으로 돌아오셔서 말씀하셨어.

"그건 예의가 아니지? 지금 반항하는 거니?"라고.

나는 사실대로 말했어.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 그랬어요. 제가 문을 닫은 게 아니라고요."

아빠는

" 또 거짓말이냐? 도대체 너는 누굴 닮아서 그렇게 거짓말을 하는 거냐?"라며 더 크게 혼내셨지.

솔직히 나, 거짓말을 가끔 하긴 해.

그런데 나쁜 거짓말은 아니야.

다 아빠가 스트레스받지 않게 하려고 하는 거짓말들이었어.

그래도 이번엔 진짜였는데.

나를 믿어주지 않아서 너무 속상했어.


나는 한강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어.

내 눈물로 내방이 젖을 것 같았어.

방이 젖으면 안 되니까, 나는 눈물을 꾹 꾹꾹 참고 폰을 켰어.

그리고 나무토막 쌓기 게임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했지.

그런데 그때!

갑자기 나무토막 같은 남자아이가 떠올랐어.

나무토막 같은 아주 귀여운 그 아이.

그 아이를 생각하니 심장이 더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어.

아무래도...

내가 심장병이 걸린 것 같아.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사춘기 마음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제작된 이야기입니다.

혹시 내가 피노키오? 아니면 백설공주? - 사춘기 변화 찾기 활동 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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