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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안테스 Oct 27. 2024

선물을 다오

어른이 다니는 학교(19)

1교시가 시작되기 20분 전에 수업교실로

이동했다. 원래 이동하는 시간보다 10분 정도

빨리 이동을 했다. 수업 내용의 단원이 바뀌는 날이기도

했고, 학생들 조별토론이 있는 날이라

미리 세팅을 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카톡이 연달아 울리고,

이내 보이스톡이 걸려왔다.

부반장의 전화였는데, 교무실 앞

학생 라커로 빨리 오라는 내용이다.

급한 일이라고 하면서 내용을 말하지는 않는다.

누가 다쳤나 싶어 서둘러

해당 장소로 이동했다.

길목을 지키고 있던 부반장이

나를 끌고 가다시피 학생라커들이

몰려있는 공간 안쪽으로 데려갔다.

코너 안쪽으로 돌아서자

반 아이들이 모두 몰려있었다.

그제야 이해가 됐다.

아~오늘이 스승의 날이구나.

정확하게는 스승의 날인

15일이 일요일이었으니,

오늘은 스승의 날 다음날인

16일 월요일이다.

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역할분담을 했는지,

꽃을 주는 아이,

반 사진을 만화처럼 스케치한 그림을 주는 아이.

포스트잇을 가득 붙인 포스터를 주는 아이.

핸드폰으로 촬영을 하는 아이.


담임을 13년 만에 해서인지,

스승의 날을 축하해 주는 반 아이들이라니,

정말 오랜만이다.

예전에 어색해서 도망가기 바빴는데,

나이를 먹기는 먹었나 보다.

반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귀엽기만 하다.


"고맙다. 얘들아.

얼른 1교시 들어가렴.

선생님 지금 엄청 어색하거든.

그러니 얼른 가~"


그날 종례 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

"얘들아 고맙다.

락커 구석에 31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너희들 정말 귀엽더구나.

오래간만에 뭉클하더구나.

선생님 원래 물욕이 없는 사람인데,

이번에는 선물을 받아야겠다.

이번 주말에 집에 가면 미션이 있다.

66일간 집에 가지 못하고,

MSMP 습관형성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이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많은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는 기간이었을 것이다.

이번 주말에 집에 가면,

아빠를 위한 요리를 해서 드려라.

요리라고 하면 거창하니,

계란말이 정도로 타협하자.

너무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으면서,

실패해도 예상가능한 평균이상의

맛이 보장되는...

평소에 소외되기 일쑤인 아빠를 위한

계란말이가 미션이다.

만드는 과정과 결과물을 카톡으로 보내라.

그냥 하라고 하면 안 하는 녀석도 있을 테니,

스승의 날 선물로 생각하겠다.

주말 동안 선물 기대하고 있을게"


그렇게 토, 일 이틀 동안

아이들의 스승의 날 선물이 속속 도착했다.

오랜만에 생일보다 선물을 많이 받은 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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