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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산진달래 9시간전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 되어줄 사람 엄마

"엄마 시골에 갈까?"

"가면 뭐 한다냐 사람도 없는데"

아침밥을 먹고 난 후 시골에 갈 거냐고 엄마에게 물어보았다.   엄마의 대답은 시큰둥했다. 

혹시 요즘 시골에 내려가도 엄마를 보러 집에 오지 않는 큰오빠를 말하나 생각되었다. 지난주에 시골에 내려갔을 때만 해도 엄마는 계속 큰아들이 자신을 만나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나에게 말했다. 

"느그 오빠가 안 와야."

엄마가 시골에 내려갈 때면 늘 큰오빠는 엄마를 보러 집에 와 엄마에게 인사를 했다. 오빠의 손에는 이것저것 먹을 것이 있었고 무심한 듯 먹으라며 놓고 갔다.  광

주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도 엄마는 갑자기 말했다.

"느그 오빠 못 보고 와서 서운하다"

엄마의 마음에 큰오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첫 번째 손가락이다. 혹시 큰오빠를 보고 싶어서 하는 말인가 하고 내가 물었다. 

""누구 만나고 싶은 사람 있어?"

"울 어매"

생각했던 대답이 아니었다. 엄마는 아직도 엄마가 보고 싶은가 보다. 얼마 전에는 시골집에 가자고 하니 본인이 어렸을 때 자랐던 집으로 가자고 했다. 이제는 그 집이 어디에 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엄마 나이가 몇 살인데 엄마가 보고 싶어?"

 속절없이 세월은 흘러버렸다. 어쩌면 나도 엄마만큼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엄마가 그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이 드는 엄마가 오랫동안 내 옆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엄마 오래오래 살아."

아이가 된 듯 엄마를 보고 싶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엄마를 생각하는 늙고 연약한 엄마를 안아주었다. 

모두가 외면해도 여전히  울타리가 되어주는  사람은 단 한 명  엄마일 것이다.  어둡고 슬픈 시간을 지날 때 문득 생각나는 사람 고향 같은 엄마가 아닐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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