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이미지 : 경기도 농업 기술원
깨꽃이라 불리던 샐비어꽃
어릴 때 우린 사루비아라고 불렀다
쪽 빨면 입 속으로 단물이 주르르
샐비어꽃 가득한 꽃밭은
불타 오르는 정열의 화원
차갑고 예뻤던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
고흐의 해바라기
모네의 정원 설명하다
갑자기 창가로 가서 밖을 보셨다
"사루비아 가득 핀 꽃밭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적이 있었어..."
얼마나 힘들었으면
어린 우리들에게 독백처럼 얘기했을까?
교실 창을 통해
훤히 보이던 피처럼 붉은 꽃
꿈을 이루지 못해 흐느꼈을까?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했을까?
'지금 어떻게 살고 계실까?'
만나면 차 한잔 나누며
따뜻하게 손 잡아 드리고 싶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샐비어꽃 이야기를 듣다
"붉은 사루비아 무리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던
젊었던 선생님 안부가 문득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