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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핍의 임상심리사 Mar 04. 2024

학령기에 검토해 보아야 하는 증상들

눈치 없는 언어 표현 


  눈치 없이 말하는 것도 일방적인 언어 사용의 특징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엘리베이터나 화장실과 같이 좁은 공간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임신한 사람을 보고 "저 아줌마는 왜 뚱뚱해?"하고 묻거나 다리를 다친 사람을 보고 "저 사람 장애인이야?"하고 물어 보호자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식당에서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을 보며 "저 사람 맛 없는 거 먹는다", "저 사람들 언제가?"와 같이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듣는 것을 개의치 않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수업 중에 교사에게 "학원에서는 더 잘 가르치는데."라고 말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직접적으로 "너 그 옷 이상해"와 같이 배려 없는 말을 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가족과 같이 가까운 사람에게 매일같이 짜증을 내고 버릇없이 말하기도 하는데, "알 바 없잖아.", "신경 쓰지마."와 같이 거친 말을 해서 예의 없고 막무가내인 아이로 여겨지기도 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이런 표현이 상대에게 실례가 되는지 모르기도 하고, 아니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눈치 없는 행동 


  눈치 없는 말들 외에도 다소 독특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데,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중심적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보이게 되는 미숙한 행동들이다. 심리검사를 받을 때도 이러한 행동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예를 들어 머리를 긁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등 비위생적인 행동을 거리낌 없이 지속하거나, "왜 저렇게 말하지?", "이런 거 왜 자꾸 하라고 하지?", "그만 좀 하라고 하지" 와 같이 상대방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 크기로 불만을 토로하는 것들이 그러하다. 


일상생활에서도 교사에게 "숙제 안 할 수도 있지."와 같이 혼잣말을 하거나, 학원에서 귀를 막고 듣지 않으려고 하고, 친구가 실수로 자기 책상에 올려놓은 물건을 일부러 밀어서 떨어트리는 등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자기가 불편한 것들을 일방적으로 표현해서 주변 사람들을 황당하게 하게 할 수 있다. 



언어의 이중적, 간접적인 의미 


  하나의 문장은 때로는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너 오늘 기분 좋아 보인다."라고 말했을 때 그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 의도에 따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천차만별이 된다. 진심으로 상대의 기분이 좋아 보이기 때문에 한 말일수도 있고, 그를 화나게 하기 위해 비아냥대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고, 경쟁자에게 느끼는 불안한 마음에 상대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떠보기 위해 하는 말일 수도 있다. 


화자가 이러한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하는 말이 아니고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말투와 표정, 제스처 등을 통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에게 그러한 말의 숨은 의도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저 문자 그대로 '기분이 좋아 보인다' 라고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중적, 간접적, 상징적인 의미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종종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갈등을 가져온다. 친구가 농담으로 한 말을 오해하거나, 장난으로 한 말을 진심으로 여겨 의사소통이 엇갈리게 되기 때문이다. 너그러운 친구들은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 아니라고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말이 잘 안 통한다고 여기면서 거리를 두게 된다. 



친구들과 자주 다툰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고 오는 일이 빈번하다. 발을 밟거나 가방을 떨어트리는 등의 사소한 실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상대가 조금이라도 비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더 강력하게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이는 사회적인 단서를 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친구의 이름이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로 보호자들이 자주 불만을 토로하는 것 중 하나가 아이가 친구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등하교 길에 같은 반 친구가 인사를 해도 누구인지 모른다고 하고, 친구와 재미있게 놀았다고 하거나 다퉜다고 말을 하지만 그게 누구였는지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친구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에게 흔히 있는 일인데, 애초에 상대를 관심 있게 관찰하지 않기도 하고, 또 실제로 사람의 얼굴을 분석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향이 있기도 하다. 



학교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또래에게 관심이 부족하기도 하고 혼자 있는 것을 편안해 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혼자 책을 보거나 가만히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친구와 사귀고 싶은 욕구가 많은 아이더라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대를 잘 배려하지 못하고 거칠게 행동하는 면들로 인해 또래로부터 거부되어 혼자 보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유독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또 깊은 관계로 발전하지 못한다면 사회성 발달 지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아이와 종종 어울리더라도, 새로운 친구를 전혀 사귀지 못하거나, 하교 후에 따로 연락하거나 만나서 노는 친구가 없을 경우에도 또래 관계가 건강하게 형성되지 못한 상태일 수 있다. 



위생 관리를 잘 하지 못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 중 유난히 위생을 관리하지 못하고 지저분한 상태로 있는 아이들이 있다.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이 주변에 어떻게 보여지는지 개의치 않는다. 위생관리를 잘 하지 않아 머리를 긁거나 냄새를 풍기는 등 주변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지만 정작 본인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혹은 정반대로 위생관리를 지나치게 과도하게 하는 아이들도 있다. 몇 시간씩 샤워를 하고 정해진 방식으로 씻고 정리하느라 긴 시간이 소요되는 등 비효율적인 면이 두드러질 수 있다. 때문에 불편을 느끼는 가족들이 개입을 하더라도 잘 개선이 되지 않아 갈등이 잦아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위생을 관리하지 못하는 양상은 사회적인 관심의 부족으로 인해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특성과 자신만의 의식적인 행위를 고집스럽게 고수하는 비사회적인 면들을 잘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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