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시작] 정신과 치료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엄청났던 저항감. 돌이켜 보면 가장 바보 같은 짓이었음을 고백한다. 좀 더 일찍 갔더라면 20대에 갔더라면 10대에 갔더라면 모든 걸 조망할 수 있는 지금, 빨리 갔으면 그만큼 고통에서 허우적거린 날도 줄었을 것이다.
첫 번째 시도
진료를 잘 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예약 없이 무작정 찾아가 본 날.
병원 문을 여는데 얼마나 망설여지던지 첫 번째 시도는 그렇게 문만 열어보고 대기실을 꽉 매운 내원객들을 보는 순간 두려운 마음에 도망치듯 나와 버렸다. ‘난 괜찮아! 난 안 아파!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어!’라며 자기 세뇌를 시키면서 말이다. 망설임은 몇 달을 끌게 했다.
두 번째 시도
접수하시는 분이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또 이것저것 설명해 주기 시작한다. 대답은 우물쭈물, 설명은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아냐, 아냐, 난 괜찮아!’ 그렇게 또 도망 나와 버렸다.
세 번째 내린 특단의 조치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내가 또 도망 것 같으니깐 초진만 받을 수 있게 옆에 좀 있어 달라고. 도저히 용기가 안 난다고. 도망 못 가게 좀 붙잡아달라고 말이다. 쓰고 나니 창피하다. 이게 뭐라고. 이게 이렇게까지 해야 될 일인가. 그래서 난 정신과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내가 그랬기 때문에. 그래서 누구보다 가보라고 절규하듯 권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