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미안해서

짜장면과 면 없는 울면

by 라이크수니

몸이 안 좋아져 헬스를 잠시 쉬고 있다. 나에게 매년 겨울지나 오는봄은 누군가 시샘하듯 반갑게 맞이하긴 힘들었다. 올해는 그 겨울을 잘 지내보겠다며 노력했지만 아직은 나에게 힘든 계절인 듯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추가로 피검사를 해봐도 내 몸의 증상의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뭔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추가로 한 피검사에서도 큰 이상이 없었다.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하다 추가로 또 피검사를 받기로 했다.


“일반적인 검사는 아닌 거예요”


의사 선생님의 말에 덜컥 겁이 났다. 그 불안감 때문일까? 너무 힘들었다. 내 정신도 마음도 몸도 말이다. 내 몸과 맘이 지쳐있어도 아이 둘을 혼자 케어해야 하니 쉽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인 큰딸은 사춘기가 오고 있다. 자주 오리입이 되고, 방문을 닫거나 잠그는 횟수가 늘고 있다. 일요일 두 아이의 각각의 다른 요구로 나의 인내심은 외다리를 건너는 돼지 같았다. 외출해서 외다리에서 돼지는 발을 헛디뎠지만 잘 풀고 지나가는 듯했는데, 잠자기 전 돼지는 외다리에 매달려 괴성을 질렀다.


큰아이에게 뭐라 하고 난 잠을 못 잤다. 잠도 못 자고 검사결과에 불안한 맘에 난 완전히 땅을 파고 들어갔다. 바닥에 내려가 허우적 거릴힘도 없었다. 바닥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다 검사결과 문자를 받았다. 설명을 듣고 싶었는데 의사 선생님은 오전에만 진료를 하셨다. 어쩔 수 없이 AI에게 물어보았다. 그 친구 말로는 심각한 건 아니고 뭔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았다.



불안한 마음은 조금 진정이 되었다. 수술을 두 번이나 했었던 나인지라.. 아무것도 아닐 거야 했다가 안 좋은 것들을 발견했던 경험이 있었던지라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건 어쩔 수 없었다. 불안함이 좀 사라지자 일어날 힘이 조금은 생겼다.


“난 엄마자나, 아이 둘 내가 키워야지 “


혼자 웅얼거리며 집을 치웠다. 환기를 시키고 이불빨래를 하고 청소를 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반신욕을 하며 바닥에 있던 엉망이된 나도 씻겨줬다.



주말에 아이들에게 미안했던 감정들이 올라왔다. 내가 마음이 좀 좋았다면 내가 아프지 않았다면 덜 그랬을 텐데, 더 어른스럽게 아이들을 대했을 텐데 라는 생각들이 올라왔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왔다. 큰아이에겐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아이도 아는 듯 포근하게 안겨주었다.


“얘들아~ 엄마가 몸이 좀 안 좋고 컨디션이 안 좋아서 너희들에게 더 어른스럽게 대하지 못한 거 같아서 미안했어~ ”


“엄마, 괜찮아~ 아빤 그런 이야기조차 안 해.. ”


우리 셋은 다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로~ 맛있는 거 시켜 먹을까? ”


“엄마!! 자장면 먹자~~ ”


“그래~? 흠.. 자장면 곱빼기랑 엄만 오랜만에 울면 먹어야지~”



각자 할 일을 하고 나니 배달이 왔다. 배달온 자장면과 울면 탕수육 단무지 등등 뜯어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아이 들 거 먼저 챙겨주고, 큰애에게 자장면을 덜어주었다. 근데 생면이 하나 왔길래 자장면에 넣어서 열심히 섞었다.



“아니, 자장면이 곱빼기인데 소스가 너무 적은 거 아닌가?? ”



이제 울면을 뜯었다. 자장면을 조금 덜어서 한입 먹고 울면도 후루룩 먹으려고 젓가락을 휘저었다. 뭔가 이상했다. 다시 젓가락을 휘저어보았다.



“어? 면이 없어.. ”



“어? ”



“아까 그 따로 온 면이 울면에 들어갈 면이었나 봐… ”



기가 막혔다. 그 따로 온 면이 자장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헐.. 어쩐지 자장면 곱빼기라 하기엔 양이 너무 많더라”



“엄마, 그럼 어떻게 해? 자장면을 울면에… 풉”



기가 막힌 상황에 웃음만 나왔다.



“울면에 면이 없어서 울면이 울어~ “

둘째가 자장면을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했다.




“에이~ 엄마 울면 내놔~” 하며 자장면을 덜어 먹었다.




자장면을 먹으며 울면은 조금 덜어서 건더기와 국물을 좀 먹었다. 진짜 오랜만에 시켜 먹은 울면인데 뭔가 아쉬웠지만 이미 자장면에 들어간 것을 후회해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우린 자장면을 맛있게 먹고, 사이좋게 분리수거를 하고 왔다.






“몇 달 뒤에 먹을 땐, 울면에 꼭 면 넣어서 먹을 거야~!”

“ㅋㅋㅋㅋㅋ”

“웃자”





아무리 가족이라도 각각 다르기에 항상 좋을 순 없다. 그치만 잘못을 인정하고 잘 풀어나가면 그 관계는 더 건강해 진다 생각한다. 우린 그렇게 건강해 지고 있는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