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뽀뽀는 하면 안 돼!
지난주 아이들이 돌아가며 아프고는 끝인 줄 알았다. 며칠 후 수요일 오후 5시 30분이 넘어서 둘째가 집에 왔다.
좀 힘들어 보이던 둘째에게 물어봤다.
“힘들었어??”
“응~ 좀.. ”
그러며 내 침대에 풀썩 몸을 눕혔다.
“점심 많이 안 먹었어? ”
“응.. 별로라 반찬만 먹었어.. ”
“그래? 배고프겠네~ 밥을 좀이라도 먹지.. ”
“근데 학교 가서 뭐 꺼낸다고 수그리는데 토할뻔했어”
“엥, 그래? 지금은? 괜찮아? ”
“좀 속이 울렁거려”
“조금 쉬고 있어 누나 오면 밥 얼른 먹자~ ”
큰아이가 오는 시간에 맞춰서 밥을 준비하고 친구 전화가 와서 잠시 내 방에서 통화 중에 둘째가 왔다.
“엄마, 나 열나.. ”
온도를 체크하니 열이 났다.
며칠 전 지난주 큰딸이 열이 났었고, 둘째가 알레르기가 심하게 올라오고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약을 잘 먹는 둘째라 해열제를 준비하고 밥도 먹으라 하며 첫째와 지난주 아팠던 이야기를 했다.
“너도 열만 나고, 속이 좀 안 좋았잖아~ ”
“응~ ”
“옮았나? 뭐 바이러스성은 옮을 수 있으니까~”
“마스크 껴야 하나? 나 또 아프기 싫은데~”
딸과 하는 이야기를 듣더니 둘째가 갑자기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
“엥? 답답하게 마스크 쓰지마~ 괜찮아~ 벗어~”
하며 마스크를 확 벗겼다.
순간, 둘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
“엄마 아프면 안 돼. 엄마 옮으면 안 돼!”
그러면서 눈물을 훔치며 자기 방으로 가 서럽게 울었다.
"아니, 괜찮아~ 엄마 건강해~ 그러니까 옆에 와서 얼른 약 먹고 밥 먹어~."
몇 번을 반복해 말하니, 눈물을 훔치며 오더니 코와 입을 막고 옆에 앉는 둘째였다.
엄마 아프게 하는 게 싫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하고, 숨을 참다 뱉어내는 모습이 귀여웠다.
"근데 있잖아~ 엄마가 반대로 엄청 아픈데 너희들 옮길까 봐 마스크 두껍게 쓰고 막 피해서 다니면 어떨 거 같아?? “
"싫어.. "
"그래~ 그리고 엄마 요즘 건강하잖아~ 누나 아프고 너 아프고 그랬어도 엄마 말짱하잖아~ "
"웅.. "
"그리고 엄마를 위한다면, 네가 약 먹고 밥 잘 먹고 푹 쉬고 빨리 나아주는 게 위하는 거야~ 엄마가 항상 말했지? 그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
"으응.. 흑흑.. "
그러며 눈물을 나에게 닦으려 했다.
"아니~ 눈물은 자! 여기 휴지에 닦고~~~ “
다시 웃음이 터진 둘째는 표정을 풀고 약을 먹었다.
이번 증상은 열이 나면서 위가 약해지는 증상이 있었다. 약을 먹었어도 입맛이 별로 없다는 둘째여서 적당히만 먹으라 하고 오늘은 다시 엄마 옆에서 자라고 했다.
웃어 보이던 둘째의 귀여운 볼을 살짝 집어보았다. 그리곤 원래는 볼에 뽀뽀를 하거나 입술에 뽀뽀를 하는데 순간 둘째가 얼굴을 뒤로 빼며 이야기했다.
"엄마! 안돼! 입술 뽀뽀 안돼! 다 나으면 해야 하지?"
하면서 울상의 표정과 나를 걱정하는 표정이 교차해 지나갔다.
귀여운 둘째의 마음과 표정에 볼에만 살짝 뽀뽀를 해주며 안아주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둘째의 마음에 내 마음은 또 녹아내렸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웃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