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많은걸 어디서 찾았어?
이상하게 머리끈은 사도사도 자꾸만 사라진다. 누가 가지고 가는 건지 왜 자꾸 사라지는지 모르겠다. 근데 또 다이소에 가면 1000원이면 살 수 있으니 크게 생각하지 않고 사라지면 사고, 사라지면 사고 했던 것 같다.
작년 이사 오고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고른 이불을 덮고 잔다. 적당한 레이스에 새하얀 이불이다. 새 하얀 이불이다 보니 세탁을 자주 하게 된다. 조금만 더러워지면 티가 많이 나서 말이다.
이날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불을 벗기면서 침대 매트릭스 사이에 껴 있는 머리끈이 보였다. 하나만 보였는데 이 날따라 유심히 보니 하나가 더 보였다.
밥을 많이 먹었나?? 매트리스를 낑낑 거리며 들어보니
대단했다. 수많은 색색의 다양한 머리끈들이 흩어져 있었다. 선풍기 리모컨도 두 개나 있었다.
‘무슨 보물 창고도 아니고 이게 뭐람?‘
낑낑 거리며 매트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머리끈을 구해냈다. 다 빼내고 나니 상당한 양이였다.
먼지를 닦아내고 책상에 구해낸 머리끈을 쌓아놓았다. 다 치우기 전 둘째가 집에 오더니 머리끈을 보더니 나에게 말했다.
“히이익~~~ 엄마 이게 뭐야? 다 어디서 났어?”
“침대 매트리스에 다 껴 있더라 ㅎㅎ”
“엥? 정말? 잊어버린 줄 알고 또 사고 또 사고 그런 거야? “
“응..ㅎㅎ”
“엄마도 그러는구나~ 우리한테만 뭐라고 그러지 말아~ 잊어버리고 또 산다고~ ”
“어엉?? 아니.. 이건 머리끈인데……”
허를 찌르는 말에 말문이 잠시 막혔다. 뭐라 말을 해야 하나 생각하다 웃어버렸다.
그리곤 아이들과 함께 저녁에 외출을 했다. 각자취향에 따라 메뉴를 고르고 앉았다. 둘째의 장난에 뭐라 이야기하려는 찰나.. 둘째의 팔을 보고는 실소가 튀어나왔다.
둘째의 팔에는 내가 낮에 찾아둔 머리끈들이 주렁주렁 팔찌처럼 팔을 감싸고 있었다. 아프리카부족의 목에 두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빼려 하니 웃으며 도망가는 둘째였다. 꼭 나의 잘못을 눈으로 확인하라는 듯 이날은 그 머리끈을 팔찌처럼 계속하고 다녔다.
마무리로는 나중엔 바닥에 촥 뿌리며 다시 한번 눈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잃어버리고 사고 사고 한 것을 말이다. ㅋㅋㅋㅋ
머리끈이 사라지면 이제 침대 매트리스를 들어야지~ 자주 들어야 할지도 모르니 운동도 열심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