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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바다 Nov 04. 2023

오오야마 (大山)의   단풍

고향의  단풍을  닮은  산

오오야마 가는 길 (이세하라역-오오야마산)

   단풍의 계절이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사진파일을 정리하다가 십여 년 생활한 일본 현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한 것을 절감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그 당시 등산 및 방문한 곳을 몇 차례 올려 보기로 했습니다.


   오늘(2014. 11. 22. 맑음)은 가나가와현(神奈川県)에 있는 표고 1,252m 오오야마(大山) 등산 가는 날이다. 특히 현지의 다른 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빨간 단풍이 일품이다. 고향의 단풍이 보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보통의 산에는 키 큰 소나무(리키다)가 주종이고 대부분 상록수가 많아 푸르게 보인다.  해양성 기후가 이유인지,  한국 계절과 비교하면, 봄은 빨리 오고 가을은 좀 늦게 온다.  

탄자와산과 대산(오오야마) 국정공원 안내도

   후지산과 탄자와산의 동쪽에 있다. 요코하마(横浜) 역 기준, 소뎃츠 본선(相鐵本線)을 타고 에비나(海老名) 역에서 오다큐-오다와라라인으로 갈아타서 이세하라(伊勢原) 역에서 내린다.

에비나 역

   에비나역 티켓 자판기에서 케이블카 이용을 포함한 왕복 순환권(탄자와-오오야마 프리패스 A)을 끊으면 지역 내의 철도와 버스, 케이블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케이블카는 오오야마 중간 지점에 설치되어 있다.      

오오야마행 버스 정류장 (이세하라 역앞) / 오오야마 케이블(Oyama-Cable) 역

   참고로 케이블카는 오오야마 산 중간 지점에서 정상부근까지 3개 역을 연결 운행된다. 오오야마 케이블(Oyama-Cable Station ) 역, 오오야마 데라(大山寺, Oyama Temple) 역, 아후리진자 (阿夫利神社) 역이다. 오오야마 케이블카는 1931년 개통되었다. 아침 9시 첫차부터 2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성수기에는 추가 운행된다. 제일 밑에 있는 역이 해발 약 700m. 표고차 300m, 약 6분이 소요된다. 여름이나 가을의 단풍 시즌에는 야간에도 운행한다.     

오오야마 여관 안내도

   이세하라역에서 버스를 타고 오오야마 버스정류장에 내렸다. 등산의 묘미는 걷는 것이라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았다.   참배객을 위한 여관들의 안내 간판으로 미루어 보아 옛날부터 유명한 순례지며 관광지임을 알 수 있다. 여러 가게를 지나게 된다. 기념품점, 음식점, 카페등이 있다. 참깨 두부 등 다양한 두부 요리와 밤, , 콩가루 등을 이용한 요리가 유명하다.      

점포 거리 풍경 / 팽이

   특히 상단 부분을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물들인 팽이를 보고 있자니, 동심으로 돌아가 어릴 적 생각이 저절로 났다. 오야마 팽이의 특징은 심이 두꺼워 묵직하고 안정감 있는 모양과 남색, 빨간색, 초록색 등 다양한 색채의 팽이 무늬가 있다. 팽이가 잘 돈다는 것은 인생이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는 의미다. 장인이 팽이를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다. 가게 앞에는 지름 12cm의 특대형 팽이부터 3mm 정도의 초소형 팽이까지 다양한 팽이가 진열되어 있다.  

아후리신사 올라가는 계단

   곧 등산로 갈림길이 나타난다. 남자등산로(男坂, 힘든 길)와 여자등산로(, 편한 길)가 있다. 물론, 힘든 길을 택했다.  아후리 진자 하사를 기점으로 오야마 산 정상을 오르고 난 후, 원점인 아후리 진자 하사까지 소요시간은 약 5시간(휴식 1시간 포함, 5km)이 걸린다. 가파른 산길 및 계단이 많아 간단한 등산 복장을 챙겨야 한다.


   편한 길 쪽에는 755년에 창건한 오오야마절(大山寺)이 있다. 오오야마 절은 관동지역에서도 유명한 3 대절의 하나다. 나라의 도다이지 절을 창건한 승려 로벤이 입산할 때 수행한 곳으로 전해지는 폭포가 있다.  

로젠 폭포 순례자 목욕 장면

   이곳에서 목욕재계를 하는 순례자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전해지고 있다.     

아후리신사

아후리진

   아후리 진자 진입로에는 봉납된 석등이 줄지어 서 있다. 진자의 창건은 기원전 97년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신사입구에 토리이가 있다. 아후리진자는 기우제를 지내는 신사로 유명하다.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산 정상에 비구름이 덮여 있을 때가 많아 별칭 아메후리야마(비가 내리는 산)’, 또는 이것이 변해 아후리야마로도 불린다고 한다. 풍작을 기원하는 농민들은 기우제를 올리는 산으로 신성시해왔다고 한다.     


   에도(도쿄) 인구가 약 100만 명이던 시대에 그 1/5에 해당하는 약 20만 명이 한 해 동안 오오야마를 방문했다고 한다.  옛날 참배길 주변에는 170개의 숙소가 들어섰고 참배객으로 크게 붐볐다고 한다.    

아후리신사

오오야마산

   정상배전 왼쪽 안에 위치한 도하이몬을 지나면 드디어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갑자기 등장한 가파른 계단이 나타난다.

아후리신사

   신사의 본사까지는 여기서 1시간 30분 정도를 더 올라야 한다. 계단이 끝나면 바위로 이루어진 등산로가 계속 이어진다. 다리에 통증이 몰려온다.  

부부 삼나무

   8초메 부근에 있는 부부 삼나무는 뿌리가 연결된 좌우 동형이며 수령이 500~6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오오야마산에서 본 후지산

   이 밖에도 이끼 낀 거목이 많다. 

오오야마산 정상 (표고 1,251.7m)

   드디어 정상이다. 맑은 날에는 사가미만에 떠 있는 에노시마와 미우라반도,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의 랜드마크 빌딩, 이즈반도가 보인다고 한다. 후지미다이에서는 이름 그대로 후지산의 절경이 보인다.     

절정의 붉은 단풍 (산홍 인홍)

   가을 오오야마산에 오르면, 등산객 얼굴도 붉게 물든다. 단풍과 인간이 하나가 된다. 한국 지리산 피아골의 단풍을 '산홍 수홍 인홍'이라고 남명 조식 선생이 시를 지었다. 산도 붉고 물도 붉어 사람의 얼굴도 붉다는 의미다.


   오오야마 단풍은 '산홍 인홍'이다. 사람의 얼굴이 붉게 보인다. 오오야마는 일본산 중에 가을에는 최고의 산이다. 한국의 단풍을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후지산 / 국학의 초석을 다짐(아후리신사)
어려운 길 &  쉬운 길 / 험준한 산 지역이라 등산중 사슴 가족들을 자주 보게 된다. 사진 촬영에 적극 협조해 준다.
아후리신사 경내
아후리신사 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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