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른들과의 대화는 재미가 없다. 아이들과 대화가 더 극적이고 재미가 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있는것이 더 행복하다. 아이를 너무 좋아한다. 유모차에 누운 아이, 아장아장 걷는 아이,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 친구들과 나란히 학교 가는 아이, 부모에게 몹시 화가 난 아이, 마트에서 떼쓰며 우는 아이, 집을 나가서 헤매는 아이, 모두 좋아한다. 딸의 친구들을 불러서 집에서 신나게 노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낙이다. 우리집 현관 앞에 오는 순간 모든 아이들은 자유다. 무엇을 하든 자유가 주어진다. 주변 딸의 친구들을 불러 호기심을 채우지만 자라나는 모든 아이들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몹시 궁금하다.
딸 : 엄마, 박지윤(가명) 알지?
나 : 그럼, 어린이집에 같이 다니고 놀이터에서 풀 뜯어서 뭉개고 물 넣고 모래 넣어서 휘휘 저으며 놀았는데 당연히 알지.
딸 : 중학교 1학년인데 담배 피운데. 딸기향이 나는 담배를 피우는데 몸에서 담배 냄새도 아니고 이상한 딸기향이 나서 친구들이 알았나 봐.
나 : 아, 진짜? 말도 안 돼. 딸기향 나는 담배가 있는 거야? 담배를 왜 피워? 개네 엄마, 아빠 이상한 거 아니야? 놀이터에서 만난 그 엄마는 곱고 예쁘던데. 험하게 안 생겼던데?
딸 : 몰라. 어쨌든 애가 좀 이상해졌어.
나는 늘 궁금하다. 그 곱던 아이가 어떤 계기로 담배를 피우게 되었는지. 엄마, 아빠가 잔소리를 얼마나 했는지? 공부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어떤 친구를 사귀는가? 왜 그래야만 하는지 무척 궁금하다. 순순하고 맑은 아이들이 무엇이 부족하여 그렇게 변했을까? 차라리 세상 경험을 더 빨리해서 더 좋은 건가? 아니다. 이건 분명 부모의 잘못이다. 또래와의 잘못된 만남이 불씨의 꽃을 키운 것이라 생각한다. 담배 불씨가 어린아이의 마음에 꽂혀 가슴이 아프다.
중학교에서 뉴스에 나올 만큼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동네 어른들은 누구인지 모두 알고 있으나 쉬쉬하고 다녔다.
딸 : 엄마, 학교가 난리가 났어?
나 : 왜 무슨 일인데.
딸 : 김서현(가명) 알지? 글쎄 해롱해롱 하면서 집에서 혼자 있기에 엄마가 경찰에 신고를 했데. 그런데 마약을 했다지 뭐야.
나 : 에이, 아무렴. 여기서 마약이 왜 나와. 어릴 때 공원에서 시소랑 미끄럼틀 타고 신나게 놀았는데 어떻게 그 아이가 마약을 해. 말도 안 돼.
딸 : 엄마, 진짜라니까. 4명의 아이가 돈을 모아서 인터넷 거래를 했데. 돈을 지불하면 전봇대 어느 장소에 두었다고 서로 연락해서 얻었다는 거야. 진짜라니까.
나 : 에이, 거짓말.
이 마약 사건으로 중학교로 경찰들이 와서 마약의 나쁜 점을 설명하고 비디오를 보여주며 아이들을 교육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아이와 어떤 소통의 부재가 있었기에 아이의 호기심이 그쪽으로 쏠린 건가?
아이의 아빠는 40살이다. 엄마는 20살 꽃다운 나이에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왔다. 나이가 어려서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며 결혼 생활이 탐탁지 않다. 그러다가 덜컥 여자아이가 생겼다. 키가 쑥 컸으나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돈을 벌어야 했기에 아이는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아빠는 아이의 일에 관심이 없다.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관여하지 않는다. 그저 저녁때가 되면 근처 호프집에서 시원하게 한잔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다. 아이의 습성, 애착 관계, 공부 습관, 친구관계 알고 싶지도 알지도 못한다. 아이에게 관심이 없다.
그러니 부모와의 애착은 물 건너 갔고 그 외로움을 또래의 친구에서 찾는다. 주변 친구들은 수시로 욕을 하며 야밤에 돌아다니고 옳지 않은 길로 아이를 끌어당긴다. 순수하고 고운 아이는 그 속에 풍덩 빠진다. 부모는 무슨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으니 친구의 손을 잡고 가는 그 길이 더 행복하고 즐겁다. 훗날 무엇이 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부모와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 가까이 있고 싶지 않아 가끔 집을 탈출하는 상상을 한다. 공부는 관심이 없으니 빨리 어른이 되어 돈을 벌고 집을 나가서 부모의 관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고 싶다.
아이에게 상처 주지 마라. 아이가 삐뚤어지는 것은 모두 당신 때문이다. 아이에게 무엇도 바라지 말고 너만 잘하면 된다. 잘 살아내면 된다. 다만, 내가 낳은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자. 먹고 입히는 것 말고 아이에게 어떤 마음을 전해줄지 고민하고 대화하며 살아가자. 아이의 애착 형성은 태어나서 3년이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그러면 나와 손잡고 애착 형성에 대해 다음 이야기를 꾸며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