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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한 Mar 22. 2022

[프랑스] 올드 셀린느 vs 뉴 셀린느

1. Identity

#1 Less is more, 단순함의 극치

1945년, 창립자 셀린느 비피아나는 남편과 함께 셀린느를 창립합니다. 당시 셀린느는 아동용 신발 판매로 그 시작을 알렸는데요, 시작부터 "대박"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Less is more"라는 가치관시기의 적절함이었죠. 아동들은 성인에 비해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니, 장식적인 요소를 제거해 무게를 가볍게 만드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깔끔한 디자인에 착화감도 좋으니, 지금도 그렇듯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는데요. 마침 창립일인 1945년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해입니다. 역사적으로 전쟁 종료 직후에는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고, 우리나라도 이들을 베이비부머라고 일컫고 있습니다. 상승하는 출산율에 힘입어 셀린느의 매출 또한 함께 올랐다고 하죠.

창립자 셀린느 비피아나와 아동용 신발 광고

매출 상승에 힘입어 셀린느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기에 이릅니다. 아동용 신발은 어린이들이 사용하지만 실제 구매자는 "엄마"들이죠. 그래서 1959년, 잠재 고객인 성인 여성들을 위해 여성 신발을 런칭했고, 잉카로퍼라는 신발이 대히트를 치게 됩니다. 거기에 1966년 포니백을 만들어 성인 여성 고객들을 가죽(신발, 가방)으로 완전히 매료시켜버리죠. (지금도 셀린느는 포니백 모델이 출시됩니다.)  그렇게 여성들의 적극적인 환호로 1969년 셀린느는 여성복 라인을 런칭합니다. 여전히 그녀의 모토는 "Less is more" 이었으며, 활동적 여성을 위해 입기 쉽고 고급스러운 소재로 옷을 만들었죠. 이후 1980~90년대 여성용 이브닝 드레스, 스포츠 웨어를 출시하며 그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해나갔답니다.

잉카 로퍼와 여성복 광고

그렇게 90년대에 들어 노쇠한 셀린느 부부는 아들에게 가업을 이을 것을 권유합니다. 하지만 그 아들은 가업 승계를 원치 않았고, 프라다처럼 대신할 딸도 없었던 셀린느 부부는 고민에 빠지게 되죠.


이때 손을 내민 것이 바로 LVMH의 회장 베르나도 아르도였습니다. 셀린느의 미니멀한 디자인과 깊은 역사가 끊기는 것을 우려했던 그는 3분의 1지분으로 셀린느를 지분을 사들였고, 결국 1996년 LVMH에 셀린느를 편입시키죠. (그 과정에서 셀린느 부부와 베르나도 회장 간 다툼은 있었다고 합니다.)


#2 Minimal by Phoebo Philo (피비 파일로)

1996년 셀린느가 LVMH에 편입된 후, 2004년까지 미국 출신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가 셀린느를 이끌죠. 셀린느의 미니멀한 디자인과 색상에 넉넉한 실루엣을 적용해 다소 중성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이후 2004년 마이클 코어스는 본인만의 브랜드 런칭을 위해 퇴임하고, 두 명의 디자이너가 거쳐가지만 그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한다. 그러다 20008년, 전설이 등장한다.


2008년, 전설적인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부임합니다. 하락하던 끌로에를 2001년~2006년 만에 수직 상승시킨 폭발적인 인기의 디자이너였죠. 2006년 퇴임하며, "최고의 럭셔리는 시간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육아에 전념하던 그녀는 2008년 셀린느에 복귀함으로써 돌풍을 일으킵니다. 베르나도 회장이 파일로에게 셀린느를 맡아달라고 여러 차례 설득했다고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패션 철학이 셀린느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Fashion shoud be simple and comfort"


피비 파일로는 화려한 색상이나 로고가 아닌 여성이 입었을 때 빛날 수 있는 "미니멀한" 옷을 추구했죠. 동시에 편안함을 추구했기에 타이트하지 않은 적당히 여유로운 핏을 자아내길 원했답니다. 심미성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그녀의 패션 가치관은 셀린느의 "Less is more"와 같은 결을 보이고 있죠.  뿐만 아니라 셀린느만의 색깔이 강하지 않았던 터라, 본인만의 개성을 드러내기도 좋았을 겁니다. 부임 후 2009년에는 카버스백, 러기지백, 클래식박스 3가지 시그니처백을 만들며  2018년까지 10년간 셀린느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역사를 이루어 가죠.

2010 S/S Celine Collection <출처 : 한경 생활문화> 넉넉한 핏과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실용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갖춘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


2. Flow of Brand

#1. Old Celine (2012~2018)

      vs New Celine (2018~)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12년~2018년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는 미니멀과 편안함을 중시했습니다. 반면 2018년부터 에디 슬리먼이 이끄는 현재의 셀린느는 다소 화려함을 추구하는 편이죠. 그래서 피비 시절의 셀린느를 Old Celine, 에디 슬리먼의 셀린느를 New Celine이라고 부른답니다.  

피비 파일로와 에디 슬리먼

디올부터 입생로랑까지 가는 곳마다 매출 수직 상승을 이뤄낸 에디 슬리먼이지만, 그가 지향하는 셀린느는 다소 호불호가 있습니다. 기존의 셀린느와 방향성이 너무 다르다는 것인데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와는 달리,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에 핏한 실루엣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를 좋아하는 팬들도 많지만, 기존의 피비가 그리던 셀린느와 상이했죠. 뿐만 아니라 에디가 입생로랑에서 선보였던 느낌이 강했던지라, 슬린느 (Sline), 생로랑 (Saint Laurant) 2.0 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나타나기도 했죠. 기존 셀린느 하우스 이미지와 반대되는 행보를 에디 슬리먼을 보며, 하우스의 역사와 정체성이 우선인지 디자이너의 색깔이 우선인지에 대한 논의가 불거졌답니다.

에디의 첫 셀린느 컬렉션 2019 S/S <출처 : 신세계 인터내셔널>

디올이나 생로랑 CD를 맡던 때와 달리, 에디 슬리먼 또한 그의 고집을 조금은 내려두고 셀린느와 조화를 이루려고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피비의 셀린느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죠.

피비 파일로와 에디 슬리먼의 비교. <출처 : 공식홈페이지, 제작 : 재한>


실루엣만 보더라도 피비 파일로는 넉넉한 핏에 부드러운 곡선을 중시했지만, 에디는 직선과 스터드 등 장식을 활용하죠. 특히 가방에서 그 차이점이 두드러지는데, 피비 파일론는 셀린느 로고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은 어느 브랜드 상품인지 잘 알지 못하죠. 그러나 에디 슬리먼은 셀린느 로고와 트라이엄프 문양을 활용해 누가 봐도 셀린느인 것을 강조했답니다. (단, 사진은 22년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피비가 런칭한 러기지백, 클래식 박스는 로고만 변경되고 전과 비슷하게 판매 중. 그러나 카바스백은 셀린느 로고가 삽입되고 트리오페백이라는 뉴 셀린느 라인이 추가)


여성복만 취급하던 피비와 달리, 에디는 남성복을 런칭하고 이는 2021년의 셀린느 옴므가 되었죠. 남성용 후드, 볼캡 등 아이템도 발매되었고 이 또한 셀린느 로고가 많이 나타다고 있습니다. Celine 로고에서 E 위의 '를 빼고 글자간 가격을 좁혀 푸투라체로 글씨체도 바꾸었죠. (거기에 피비시절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전부 다 삭제하기도 했답니다. 그래서인지 올드 셀린느 계정이 새로 생기기도 했죠.)

셀린느 남성 의류, 악세사리  <출처 : 공식 홈페이지> 피비와 달리 RTW에서도 셀린느 로고와 트라이엄프 문양 활용


(좌)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와는 넉넉(편안)하고 부드러우며, (우) 에디 슬리먼의 셀린느는 슬림하고 관능적이다.


3. History Chart


4. Brand TMI

#1. 트라이엄프 문양

셀린느의 트라이엄프 문양은 1972년 셀린느 비피아나가 만들어냈습니다. 그녀는 "나는 거리에서 모든 것을 찾아낸다"고 말하며, 많은 영감을 길거리에서 찾았는데 그중 하나가 트라이엄프 로고죠. 이는 파리 개선문 사슬의 모양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파리 개선문 사슬의 문양. 여기서 영감을 받아 셀린느 비피아나가 트라이엄프 문양을 제작.


#2.올드 셀린느

에디 슬리먼의 2019년 첫 컬렉션이 마무리되자, 피비 파일로의 제품들이 올드 셀린느라 불리며, 중고 제품 가격이 약 30% 이상 상승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대중들이 그녀의 셀린느를 좋아했다는 반증이겠죠. 그러나 지금은 에디도 셀린느와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그만의 셀린느를 그려가는 모습도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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