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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심플 Nov 10. 2019

취미도 슬럼프가 있나요?

취미에 대한 생각(1)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슬럼프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있다.


치킨을 아무리 좋아는 사람도

치킨을 매일 매 끼니마다 먹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나도 최근 슬럼프를 겪었다.

언젠가 <취미를 찾아서> 정리하여 쓰겠지만,

현재 도전하고 있는 취미 여러 가지 중 하나는 글쓰기이다.


나는 브런치에 글 쓰는 것 외에도 소설을 하나 쓰고 있는데,

처음엔 자기 전에 이야기 전개들을

즐겁게 상상하던 것이

또 다른 과업로 느껴지며 슬럼프가 왔다.






취미를 위해서는 직장 외의 시간을 쪼개야 한다.


하루 24시간 중에 7시간을 자고,

출퇴근 시간을 포함하면 거의 11시간을 회사와 함께한다.

이마저도 업무가 밀리면 14시간으로 늘어난다.


집에 와서 밥 먹고, 밀린 집안일 좀 하고, 씻는 등

일련의 과정을 하면 내게 남는 시간은 3시간 남짓.


시간 동안 조금씩 글을 쓰던 나는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대신할만한 다른 취미생활을 넣어보로 했다.



보통은 영상보다 글을 선호하는 나지만,

회사에서도 계속 보는 활자 자체가 너무 지

좋아하던 책들도 읽기 싫었다.


머리도 쓰고 싶지 않고, 누워만 있고 싶

뭘 하지 고민하다 영화감상을 했다.




원래의 나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주말에 보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기도 하고,

몇몇 영화들은 계속 여운이 남아 힘들게 하니까.


하지만 미드를 보다가 다음 편이 궁금해서

새벽에 잔다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기에

길어도 2시간 남짓인 영화가 최적이었다.





그 날부터 매일 저8시~10시는 영화감상의 시간이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같은 힐링(?) 영화부터,

나의 소녀시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같은 로맨틱 코미디들을 거쳐

조찬클럽, 노팅힐 같은 20세기 영화들을 보았다.


평소에는 보지 않는 장르로, 오히려 늘 보던 액션 영화나

삶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슬프거나 잔인한 영화들은 피했다.



그렇게 십 수 여편들이 쌓이며

사람들이 꼽는 재밌는 영화들이 왜 인기가 많은지와

본질적으로 '영화'라는 것의 매력도 조금씩 알게 되었다.

놀랍게도 글쓰기에 대한 흥미도 조금씩 되돌아왔다.

 


글쓰기가 다시 좋아진 지금,

그렇다고 예전만큼 영화를 싫어하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다.


나는 여전히 주말에 영화를 보는 것은 싫어하지만

평일에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것들을 해보며

조금씩 내 세계가 확장됨을 느낀다.

그리고 확장된 세계만큼 나는 더 재밌는 것이 많아진다.


그렇게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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