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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심플 Nov 10. 2019

지금의 즐거움을 뒤로 미뤄두자고 생각한다면

취미에 대한 생각(3)


돈이 조금 더 모이면,

시간이 조금 더 생기면,

하고 취미를 미루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취미에 10만 원을 쓰느니

그 돈을 보태 더 좋은  월세 는 게

낫다고 생각했고,


조금이라도 시간이 생기면

누워서 쉬면서 직장에 '좋은 컨디션'으로 갈 준비를 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누워있어도 피로는 풀리지 않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이렇게 사는 무엇일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사는 이유는

막연하게 '행복'하기 위해서였는데,

지금의 즐거움을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의 즐거움보다

미래의 행복이 더 가치 있는 것일까?



사람들이 미래를 생각하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실제로 쉬고 있는 일요일보다,

금요일 저녁에 더 행복함을 느낀다.


하지만 다음의 이야기를 보자.





 애널리스트가 해안 마을 부두에 있을 때였다.

부두에 어부 한 사람이 탄 황다랑어 보트가 정박해 있었다.


애널리스트는 어부에게 고기가 좋아 보인다고 칭찬하며

잡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냐고 물었다.


어부는 "두세 시간이 걸렸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애널리스트는 왜 좀 더 많은 고기를 잡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어부는 족이 먹을 만큼으로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가 나머지 시간에는 무엇을 하냐고 묻자
어부는 말했다.


"늦게까지 자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아내와 낮잠을 즐기고, 매일 저녁 마을을 산책합니다. 거기서 와인을 마시고, 친구들과 기타를 칩니다."


애널리스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나는 월스트리트의 중역인데 당신을 도울 수 있소.

당신은 고기잡이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고,

더 큰 보트와 인터넷 웹사이트를 장만하는 게 좋겠소.


그렇게 해서 돈을 벌면 여러 척의 보트를 살 수 있을 것이고,

언젠가 고기잡이 보트 선단을 가지게  것이오.


잡은 고기를 중간상인에게 파는 대신

가공업자에게 직접 팔게 될 것이고,

나중에는 당신 소유의 통조림 제조 공장을

열 수도 있을 것이오.

직접 생산, 가공, 유통을 담당하는 거요.

제3업체를 통해 당신 기업을 수직적 계열화로

확장시키는 것도 필요하겠소."


그 어부는 물었다. "그렇게 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애널리스트가 "15년에서 20년쯤?"하고 대답했다.


"그러고 나서는 뭘 하지요?"어부가 물었다.
그 미국인은 웃으며 말했다.

"그 부분이 하이라이트요.

적당한 때가 오면,

당신은 주식시장에 기업공개를 할 것이고

회사 주식을 매각해 엄청난 부자가 도리 것이오.

당신은 백만장자가 될 것이오."


"백만장자요? 그러고 나서는 뭘 하지요?"

어부가 다시 물었다.


그 미국인은 말했다.

"그러면 은퇴하고 작은 해변의 어촌으로 이사하지요.

그러면 늦잠 잘 수도 있고, 고기는 조금만 잡고,

당신의 아이들과 놀고,

아내와 같이 낮잠을 즐길 수 있고,

저녁에는 마을을 산책하고, 와인을 마시고,

친구들과 함께 기타를 칠 수 있소."





취미를 위해서

꼭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나 걷기는

돈이 안 드는 취미 중에 하나다.


그리고 취미를 하기 위해 돈을 벌기도 한다.


김유미 작가의

'물감을 사기 위해 퇴사는 미뤘습니다'라는 에세이집은

취미로 시작한 그림에 빠진 직장인의 이야기인데,

제목에 많은 공감이 갔다.


나 역시도 필라테스 개인수업을 돈을 내기 위해

이를 악물며 버틴 적이 있어 제목에 크게 공감했다.




할 수 있는 수준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나는 베이킹을 하고 싶었지만 오븐부터 사지는 않았다.

밥솥, 에어프라이어, 프라이팬을 거쳐

원데이 클래스를 등록했다.

문화센터나 유튜브를 뒤져보면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다.





시간을 많이 드는 것이 걱정이라면

한번 스스로에게 반문해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진짜 시간이 없을까?


나를 포함해 우리는 유튜브, 인터넷 서핑, SNS 활동 등으로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나도 누워서 휴대폰을 만지는 것이 휴식이라 생각했지만

하루 종일 누워있어도 피로는 풀리지 않았고,

월요일 출근시간부터 주말을 간절히 기다렸다.



만약 누워서 보내는 시간들이

내 삶을 채워주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귀찮다는 이유나 타성에 젖은 행동이라면,

한번 취미를 시작해보자.




개인적으로는

최적의 시간대는 일요일 오전이었다.


금요일 저녁을 술과 함께 늦게까지 놀다가

토요일에 미룬 피로를 푼답시고 누워서 하루를 날린 뒤,

이번 주말도 아무것도 안 했구나,하고

자괴감에 빠진 시간.


그렇지만 회사를 위해 컨디션 조절하기엔

과하게 이른 시간.


그런 시간대가 내게는 일요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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