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냇물_22
가시 방석에 앉은 것 같은 그날.
바늘 씨앗이 심겼나 보다.
마음에 촛불하나 켜두고
흔들리는 그림자만으로
충분히 두근거렸던 그날.
바늘이 되려고 싹이 텄나 보다.
구멍이 난 것 같다.
아주 오랜만에 거울 앞에 내밀어 본다.
수고가 많았구나.
바늘은 어디에 핀 건지
쓸리는 구석구석 모든 곳에 터뜨린다.
꽃향기 채우듯
바늘꽃은 기억을 채운다.
뭐가 그리 피곤했냐며.
먹는 거. 말하는 거
골라내고 참아내며
입 속은 성전이 된다.
아픈데 또 정신이 번쩍 나는.
일주일이 지났다.
아물었다.
앙 물었다.
새로운 씨앗 심기기를.
보드라운 꽃 피어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