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냇물_30
고맙습니다.
불을 끄고 전구 등 또각 켜서
가끔 앉아 써 보고 있어요.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문 두드리고
벗을 청해야 하는데
그러자니 쪼개 쓸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알림을 켜 두면 몸의 절반이상이 반응할까
알림도 꺼 두고
먹고살기 바쁜 하루라
어느 날은 또각 불도 켜지 못했지요.
어느 날
손전화 한쪽 구석에 웅크린
나의 브런치가 눈에 뜨여
다시 또각 불을 켜고 주섬주섬 글서랍을 뒤적입니다.
돌아다니지 못해 미안한 나의 글마을 주민들께
그냥 마실 나왔다가 문득 조용하게
나의 브런치가 보이셨다면
아주 소심하고 분주한 글방주인이
잠시 밭 매러 갔구나 생각하시고
앉았다 가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벗 삼아주시고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