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하고 씁쓸했던 스물의 기억

행복을 찾아 나선 여정

by 흔한여신

어린 날, 나는 일기에 이런 기록들을 남겼다.


#1.
무언가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커 가면서 어릴 때와 달리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맞추어 살아가야함을 알았고, 점점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나는 희망을 그릴 때 '만약에'라는 말을 붙여 본다. '만약에'라는 말은 나를 나태하게 만들기도 하고 나를 당차게 만들기도 한다.


#2.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람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 보려면 미친 듯이 노력해서 성공하거나 죽음을 무릅쓸 정도의 정열적인 사랑을 해 봐야하는 거라고. 그런데 어떤 것이라도 제대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그러나 하나만 이룰 수 있는거라면 나는 전자를 택하겠다. 세상은 불공평하지만 나는 내 진가를 보여주고 싶다. 안 읽어본 책인데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책인 '연금술사'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고 한다.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가 그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모두 고교시절 썼던 글이다.


그 때의 생각들 그리고 그 때의 고민들의 내용은 지금의 내 모습과 사뭇 다르지만 생각의 결은 변함이 없다. 과거에도 나는 선택 앞에서 후회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 고민했고 어떤 삶이 좋을지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도 걱정이 컸다. 한편으론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참 많았다. 그런 중에 소소하게 기쁜 순간들이 있었고 휘몰아친 슬픔과 아픔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름대로의 해답을 만들어가며 살아 왔다.


나의 이십대는 순탄하지 않았다. 물론 의식주가 곤란했다든가 하는 골치아픈 사정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진심을 터놓을 친구가 없는 내 자신이 불량품인것 같아 불안했던 순간도 있었고, 남들은 무난히 합격점을 받았을 때 나 홀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곤 서러워했던 순간도 있었다. 이른바 '수저계급'에서 상위층에 속하지 않은 까닭에 소위 탄탄대로를 걷지 못했지만 나는 특유의 끈기와 열정으로 삶에 주어진 시련들을 헤쳐 나갔다.


엇갈리는 희비 속에서 나는 삶이 불공평하다는 걸 처절하게 깨달았다. 학교에선 시험지에 매겨진 점수만 신경쓰면 됐을 뿐이었지만 사회에선 내 일거수일투족에 다양한 꼬리표가 붙었다. 모든 경험의 순간들이 다 의미있지도 않았다. 어느 순간엔 그 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 같은 공허함에 허덕였지만 그 다음 순간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털고 일어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내가 있었다. 어쨌든 고군분투하다보면 언젠간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었고 눈앞의 이익을 좇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찰리 채플린이 남긴 유명한 말처럼,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굽이굽이 펼쳐진 인생의 여정에서 군데군데 패인 모양은 사실 더 나은 내가 되려한 극복의 흔적들이다. 때론 멈춰섰고 때론 힘차게 달려나가기도 하며 내게 주어진 인생의 순례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그리고 여전히 답을 찾아나가는 중이지만, 행복을 찾아서 고군분투했던 나의 이십대를 돌아보며, 앞으로 더 많이 남아 있을 나의 또 다른 희망과 행복을 기다리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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