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맨날 조수석에 타서 그래.
- (남편) 어느 좌석 기준 승차감이야?
- (지애) 당연히 조수석 기준이지.
내 경험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늘 조수석에만 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승차감'이란 모름지기 차에 탔을 때 편안한 착석감과 함께 주행 시 진동이 잘 느껴지지 않는 고요함을 의미했다. 딱 그만큼이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승차감이란? 생각해보지 못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승차감 말고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운전자 입장에서는 테슬라가 실제로 승차감이 떨어진다고 해도, 다른 부분 특장점이 크다면 감내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남편이 주장하는 테슬라의 특장점은
운전 피로도를 낮춰주는 자율주행 기술의 도움을 받아 막히는 구간이나 고속도로에서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것, 엔진이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 정비에 들어가는 주기적인 비용과 수고로움을 덜 수 있는 것, 전기차 충전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줄어드는 주유비 부담 등이 함께 고려되겠구나 싶었다. 출고 시점 신차가 아니라 주기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늘 신차가 될 수 있는 것, 차량 도난이 어려운 것, 차를 타기 전에 미리 에어컨을 켜놓을 수 있는 것, 전기차 보조금이나 취득세 절감 등. 승차감은 여러 가지 고려 요소 중 하나였다.
전기차에는 엔진이 없어.
대신 모터가 있지.
다시 말하면 엔진이 돌아갈 때 느껴지는 잔진동이 아예 없어지는 거야. 그것까지 포함해서 승차감을 논해야 하지 않을까? 승차감이 단순히 앉아 있는 의자가 푹신한지를 따지는 건 아니잖아. 내연차의 엔진 떨림과 소음이 주는 피로감까지 고려해 종합적으로 승차감을 고려하자.
오직 '편안한 승차감'만이 최고로 중요 다하면 벤츠 S클래스나 고급 세단을 사야겠지? 그건 테슬라가 이길 수 없어.
골프카나 범퍼카랑 똑같아.
승차감은 전기차 회생제동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야.
발컨을 잘해야 해.
테슬라 전기차는 액셀 페달 하나로 운전을 한다. 원 페달 드라이빙.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운전자석 아래에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이 있지만, 액셀 페달 하나로 주행을 하는 것이다. 기존 운전자에 낯선 '회생제동' 방식인데, 골프카나 범퍼카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전기차 액셀 페달에서 발을 뗀다
= 내연기관 차 브레이크를 밟는다.
테슬라 전기차에서 운전자는 액셀 페달에서 발을 천천히 떼야한다. 기존 운전 습관대로 엑셀에서 발을 확 떼면 그 자체로 '급 브레이크'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멀미 등 승차감 문제로 이어진다. 방지턱에서는 더욱 심각해진다.
기존에 차를 바라보던
시선, 상식을 바꿔 적응을 하라니.
자동차 주제에.
요지는 페달링 감각이 향상되면 승차감 문제는 개선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기존 내연기관차를 운전하던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것.
원 페달 드라이빙 방식에 적응이 된다면, 기존 내연기관차는 투 페달 드라이빙이므로 오히려 불편하다고 느낄 것이라 했다. 발목을 쓸 일이 많아지므로.
남편은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테슬라의 회생제동이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운전자가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모터 속도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발생된다고.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감속하는 과정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소량 충전된다니. 긴 내리막길을 갈 땐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기도 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신기했다.
- (지애) 어쨌든 차는 타는 거니까 승차감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해. 테슬라 차주들 중엔 여전히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공기압 조절, 서스펜스 교체, 프렁크와 트렁크에 짐 싣기 등을 시도할 만큼 승차감 개선을 위해 노력하더라.
- (남편) 처음 테슬라 승차감 문제가 불거진 건 2022년 이전에 미국 공장(사람)에서 생산된 테슬라 차의 뒷좌석, 즉 2열에 앉은 동승자들이 겪은 고충이야. 2023년 중국 상하이 공장(기계)에서 출고된 차량은 승차감이 많이 개선되었어. 여기다 회생제동 방식에 적응한 운전자들은 이제 승차감을 예전만큼 제기하지 않는 분위기야.
그래? 그럼 시승 신청을 해보자.
멀미 많이 하는 내가
조수석에서 판단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