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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2학기

날개를 키우는 시간

by 힐러베어

지난 글에서는 1학기까지의 응원단 생활을 담았었죠.

이번에는 여름방학 시즌부터의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평일 저녁 6시부터 2시간씩 연습했지만, 시험기간마다 연습을 쉬거나 줄이다 보니 곡을 배우는 속도가 다소 더뎠습니다.
그래서 여름방학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1주일간 합숙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약간의 정신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 단원으로서 한층 더 단단해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합숙 훈련 중 좋지 않은 기억도 있었습니다.
2학년 선배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기강을 잡으려 했는데, 오히려 저희에게 반감을 사는 계기가 되었죠.
오전, 오후 훈련만으로도 체력적으로 힘든데, 저녁에는 선배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따라야 했고, 술자리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선배들은 교육의 일환이거나, 자신들의 좋았던 추억을 저희와도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는 방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학기부터 꾸준히 연습하며 몸을 많이 움직였던 덕분인지, 몸무게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90kg에 육박했던 몸이 어느새 70kg 초반까지 감량되었죠.
물론, 동기 중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더 열심히 노력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동기들과 함께 합숙 훈련을 통해 다섯 곡 정도를 추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곡들을 배우는 과정에서 이전에 배웠던 동작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처음보다 훨씬 빠르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다만, 선후배 간의 갈등으로 인해 1학년 전원이 이탈할 뻔한 위기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불화에 크게 개입되지 않아 몇몇 동기들과 함께 남기로 결정했고, 결국 일부만이 응원단을 떠났습니다.


2학기부터는 그동안 배운 곡들을 바탕으로, 선배들과 함께 축제 공연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떨리는 순간도 많았지만, 탄탄한 연습 덕분인지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응원단은 정식 응원단이 아니라 동아리 소속이었기 때문에 학교 운동팀을 위한 응원은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각종 행사나 축제 공연에 섭외되어 공연비를 받으며 활동했죠.
그 공연비로 맛있는 것도 사 먹고, 단복을 세탁하며 단체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곤 했습니다.


2학기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고등학교 축제 및 입시설명회였습니다.
이때처럼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성을 받을 기회는 흔치 않았죠.
학생들이라 그런지 대부분 저희를 반갑게 맞아 주었고, 특히 여고에서는 호응이 엄청나서 동작을 몇 배는 더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경험을 쌓아가면서, 점점 선배로 성장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도 2학년이 되면 응원단의 주축이 되어 단체를 이끌어야 했기 때문이죠.
돌이켜보면, 순수하게 공연 자체가 재미있었던 시기는 1학년 겨울이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은 2학년 1학기의 추억 스토리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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