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학기
제가 응원단을 가입하게 된 이유는 대학 생활을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입학 전 1박 2일로 새터를 갔는데, 저녁 행사 오프닝으로 응원단 선배님들이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나도 무대에 한번 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그 공연을 보고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무대의 선배들 중에 체중이 좀 있어 보이는 선배도 있었어서 왠지 안심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겨 입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응원단을 하고 싶었던 두 번째 이유는 제가 수능 재수를 했어서, 색다른 대학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재수생은 선배들과 나이가 같아서 가입이나 활동이 가능할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다행히 반갑게 맞아주어서 응원단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있던 응원단에서는 평일 오후 6시부터 두 시간씩 매일 연습이 있었어요.
그래서 고된 연습을 이기지 못하고 초기 인원의 절반 정도의 사람들만 남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연습이 힘든 만큼 동기들과의 관계나 무대에서의 완성도는 높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응원단 입단 후 처음 겪은 불편함은 선배들에게 존대를 하느냐, 안 하느냐였는데 저는 족보를 꼬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존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좋은 선배들은 둘이 있을 땐 편하게 하라 말해주긴 했지만요.
동기들 중에 기수의 장인 '기장'이라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같은 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해서 왕따 비슷하게 다른 동기들과 갈등을 좀 많이 겪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엔 별 차이도 크게 안 나는데, 그 친구가 동작도 빨리 익히고 열심히 했던 편이어서 동기들에게 더 많은 미움을 샀던 것 같아요.
입단을 하고 초반에는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을 한 달 정도 가졌었습니다.
팔의 각도를 다른 단원들과 일치하기 위해서 '날개'라는 팔을 들고 있는 연습,
발도 함께 구르는 동작인 '스텝' 연습으로 기본기를 다졌습니다.
군대에서 하는 PT처럼 구호를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하게도 하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팔을 들고 있는 시간이나 스텝을 하는 개수를 많이 늘려서 근육통과 물집의 고통을 겪었었어요.
이런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동기들이 하나 둘 떠나기도 했었습니다.
처음으로 배운 곡은 응원단 대표곡이라 불리는 '그대에게 (NEXT)'였습니다.
그때 당시에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그 곡을 평소에는 안 듣고 싶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배우는 곡을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춤이라고는 몰랐던 제가 동작을 외우는 속도가 좀 더뎠던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성실함으로 연습을 많이 해서 동작의 완성도를 나중에는 인정을 받았어요.
체력도 스스로는 자신이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기본기를 다지고, '그대에게'를 다 익히고 난 뒤, 처음으로 응원단복을 입고 첫 공연을 뛰게 되었습니다.
그때 경영대학원 체육대회 공연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선배님들이 막걸리를 한잔씩 주시는 바람에 첫 공연이 취중 공연이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긴장이 많이 돼서 가슴이 뛰었을 텐데, 못하는 술까지 먹고 공연을 해서 동작을 틀리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공연은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 공연을 시작으로 무대도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고, 곡도 하나 더 배우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다음 곡은 '넌 내게 반했어'라는 곡이었는데, 그대에게 비해 신나는 곡이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동작이 많아서 배우는 속도는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학기가 훌쩍 지나고, 다음 관문으로 방학에 있었던 '합숙 훈련'을 시작으로 다음 이야기를 이어할까 합니다.
연습을 열심히 해서 그런지 다이어트도 제법 많이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못하는 술도 많이 먹고, 매일 이어지는 연습을 통해 조금씩 단단한 응원 단원으로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 주 합숙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