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솜의 그림책이야기 첫번째
혼자이기에 두렵진 않아
사실 늘 혼자였으니까
언니는 늘 늦었고,
난
작은 방 가라앉은 분위기
작은 창 위로 내리쬐는 햇살의 온기에 털을 말리며
좁은 골목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지
깜깜한 어둠도 익숙해
다만 이곳의 어둠엔 낯선 것들이 가득해
엄마가 들려주던 이야기 속에는 없었던
누워있던 언니의 발밑에서 보았던
TV 속에도
이토록 다양한 색과
이토록 다양한 소리와
이토록 다양한 냄새는
없었어…
배고픔도
두려움도
잊힐 만큼
아름다워
그리고 자유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