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솜의 그림책이야기 첫번째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하면
바다는 푸른빛을 잃어
그 대신 오색 빛을 덧입지
해가 바다로 빠지고
해를 머금은 바다는 순간 밝게 빛나지만
그리곤 곧 어두워져
어둠 속 파도 소리
내 발밑 서걱거리는 소리가 커질 때쯤
조각처럼 서 있던 등대에서
길고 환한 빛이 쏟아져나와
그 빛 끝
수평선이 가까운 곳
두 척의 배가 보여
두 등대의 불빛이
주변을 돌고
서로의 빛이
손을 마주 잡은 듯 마주쳐
내 뺨에 닿던
엄마의 얼굴처럼
내 등을 쓰다듬던
엄마의 손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