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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과 향후전망

[북한관광 21개 장면 중 열세 번째에 대한 보론]

by KHGXING

1.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


북한 김정은 정권이 공을 들여 추진해 온 강원도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6월 24일 준공됐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준공식에 직접 참석하여 ‘당 제8차 대회 결정을 완결짓는 올해의 가장 큰 성과들 중의 하나’로 꼽으며 명사십리 야외 물놀이장, 갈마모란봉 여관, 명사십리 호텔을 비롯한 관광지구 시설들을 둘러봤다. 이날 준공식에는 딸 주애와 아내 리설주 여사도 함께 참석했는데 강원도와 원산시 지역 주민 상당수가 참석했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원산갈마지구 모습은 화려하고 규모가 상당하다. 총 길이 5.5km의 갈마반도 오른쪽 명사십리 해안가를 따라 수십 개의 호텔과 리조트, 편의시설 건물들이 이어져 있다. 20층 내외의 호텔들이 중간중간 자리하고, 각각의 호텔 주변으로는 나지막한 빌라 형태의 리조트가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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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갈마 준공식58(야경_대표사진).png

출처: 조선중앙통신, 2025.5.26.


시설물 종류로는 ‘모든 조건을 원만히 구비한 해수욕봉사시설’, ‘다양한 체육, 오락시설들’, 사업 및 급양봉사시설들‘, ’계절에 구애됨이 없이 동해명승의 진미를 안겨줄 수 있는 문화생활기지들‘이 언급됐다.


휴양지와 모래사장 가운데로는 도로가 길게 뻗어 있는 가운데 가로등 불빛을 받은 야경 모습이 인상적이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처럼 배를 이고 있는 모양의 건물도 있다. 계획 당시 해안광장구역으로 설정된 곳으로 보이는 장소에는 백화점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들도 있다. 지난해 말 사진으로 공개한 호텔 내부에는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컨퍼런스홀, 영화관 시설들을 갖췄다. V자 형태의 외벽 장식이 있는 또다른 건물 앞에는 대형 버스 8대가 주차돼 있었다. 공간상으로는 20여대까지도 주차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단체관광객 숙박시설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대규모 관광지구라면 관광객들의 접근성 또한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갈마역이 개건되었을 것이다. 관광지구로의 이동 편의성을 도모할 기차역인 갈마역 리모델링은 지난 6월 12일 완료되어 준공식이 열린 바 있다. 또한 외래객 유치를 위해선 항공편이 핵심일 터기에 2015년 9월 이미 갈마국제공항 터미널이 완공됐다.


공항은 관광지구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활주로는 3,500m, 3,125m, 500m 등 3개가 있어 지방공항 치고는 절대 작지 않다. 당장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원산갈마공항을 연결하는 직항노선 개설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국제공항은 평양순안공항뿐이지만 원산갈마공항의 국제공항화도 고려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2019년 개장 가능성이 재개될 때 북한측은 중국 여행사들에게도 원산갈마공항으로의 직항 전세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6월달의 준공식은 지난해 12월말 이미 예견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때도 딸 주애와 함께 현지지도를 했는데 당시 올해 6월부터 운영한다고 보도됐었다. 준공시점이 공식화된 이후 물리적, 제도적 개장준비 소식이 다방면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우선 지난달 29일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35차 전원회의를 통해 원산갈마해안관광특별구법을 채택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개장을 앞두고 각종 지원사항들을 법적으로 정비하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리적인 인프라 정비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 앞서 얘기한 대로 갈마역이 리모델링 됐다. 관광지구내 시설물 공사도 막바지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준공식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워터파크의 완공 소식도 전해진 바 있으며 트램정류장에는 차량들이 들어서 있고 해변에는 관람석도 설치되고 있다고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전했다. 실제 준공식과 함께 보도된 사진을 보면 바닷가 모래사장에는 여름철 우리나라 해운대를 연상케 하는 파라솔이 질서정연하게 길게 이어져 있다.


2.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 의미


한편 관광지구의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6월 1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48호 결의로 공식화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가 그 구상의 시작이었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함으로써 집권하게 된 것이 2011년 말이었으니 원산갈마지구는 집권 초기부터 시작된 셈이다.


이후 2016년 착공되었는데 개장은 최소 3차례 연기됐다. 당초 처음에는 2019년 4월 개장을 목표로 하였으나 연기된 이후 2019년 10월로, 다시 2020년 4월로 연기되었고, 그 다음에는 언제 개장한다는 보도가 없었으나 2024년말, 2025년 6월 개장한다고 다시 공식화했다.


북한 최고 권력자가 지대한 관심을 표했던 사업이었는데도 이렇게 수차례 연기가 되었다. 공개활동 보도내역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소 6차례 원산갈마지구를 찾아 현지지도에 나섰다. 2018년에만 5월 및 8월, 11월 세 차례 공사 현장을 찾아 독려했고, 2019년 4월에도 다시 한번 찾았다. 이후 2024년 7월과 12월에도 방문해 자신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가감 없이 드러냈다. 6월 준공식 참석까지 따지면 최소 총 7차례 현지지도한 셈이다. 북한에서 최고권력자의 현지지도가 가지는 무게감을 생각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연기 사유가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국제제재로 인한 자재 부족이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7년 12월 UN 안보리 결의안 2397호에 따르면 ‘모든 산업용 기계류, 운송수단, 철강 및 여타 금속류의 직간접적인 공급·판매·이전’이 금지됐다. 그에 앞서 4차 핵실험에 따른 2016년 3월 UN 안보리 결의안 2270호에서는 12개 품목의 사치품 수출에 제재가 가해졌다. 이러한 제재로 공사 물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2020년 1월에 닥친 전대미문의 코로나 상황 속에서 북한은 완전한 고립과 폐쇄를 선택했다. 수출입 자체가 중단되었으니 물리적으로 공사 진행은 불가능했을 터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개장한 원산갈마지구는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업적을 홍보할 좋은 기회라 여길 법하다. 예견된 대로 김정은 위원장은 개장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원산갈마지구와 함께 3대 관광지 개발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양덕온천지구(양덕온천문화휴양지), 삼지연관광지구(삼지연시꾸리기) 준공식에 모두 참석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양덕지구과 삼지연지구에도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각각 7회 현지지도에 직접 나섰다.


2025년은 북한에 있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2021~2025년)을 마무리하는 중요한 해다. 지난 2021년 1월 열렸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8차 당대회)에서는 2016~2020년의 5개년 전략이 실패했다고 공식 인정한 바 있기에 ‘21-’25 계획이 실패했다고 선언하는 것은 너무나 큰 정치적 부담이다. 따라서 올해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강조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원산갈마지구는 평양시 5만 세대 건설, 농촌살림집 건설 등과 함께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기에 원산갈마지구 개장은 북한 정권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강조하고 있는 ‘관광을 통한 경제개발’ 차원에서도 원산갈마지구는 의미를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은 2010년대 이후 관광분야를 통한 경제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외래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수입 창출은 물론, 관광단지 개발을 통한 경제성장 등을 포괄하고 있다. 그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2013년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의 김정은 위원장 발언으로 “원산지구와 칠보산지구를 비롯한 나라의 여러곳에 관광지구를 잘 꾸리고 관광을 활발히 벌리며 각도들에 자체의 실정에 맞는 경제개발구들을 내오고 특색있게 발전시켜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관광을 통한 경제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은 관광목적의 경제개발구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북한의 경제특구 및 경제개발구는 모두 28개가 지정돼 있는데 경제개발구법에 따르면 제2조에 ‘경제개발구 유형’으로 공업개발구, 농업개발구, 관광개발구, 수출가공구, 첨단기술개발구를 특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 성격을 포괄하는 경제개발구는 관광개발구 4개를 포함해 총 18곳이나 된다. 이러한 관광을 통한 경제개발을 강조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원산갈마지구 개장은 그 구체적인 성과로 내세울만한 것이다.


관련해서 김정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갈마반도개발에서 얻은 성과와 경험에 토대하여 여러 지역에 각이한 류형의 유망한 대규모관광문화지구들을 최단시간내에 건설하는 중대계획을 당 제9차대회에서 확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관광을 통한 경제개발 전략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3. 북한의 외래관광 재개 움직임


원산갈마지구 개장은 북한의 외래관광 재개 움직임과 맞물리며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정권이 공을 들이고 있는 원산갈마지구의 활성화를 위해선 외래관광 개방 폭을 넓힐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배경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후 개방 폭을 점차 넓혀 오고 있는 북한 외래관광이 언제 본격 확대될지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 국제관계와 동기화되고 있는 북한 외래관광 특성상 원산갈마지구 활성화-외래관광 개방 확대-북한 국제관계 회복은 맞물리며 진행될 수밖에 없다.


현재 시점에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개방되어 있는 외래관광 대상국은 러시아뿐이다. 코로나 이후 전세계적으로 가장 늦은 시점인 2023년 8월 국제항공노선을 재개하고 2024년 2월 외래관광을 다시 시작한 국가인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광만을 오픈한 상황이다. 보스토크 인투르라는 여행사를 중심으로 모객을 했던 2024년 연간 방북 러시아 관광객수는 881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이전인 2018-2019년 방북한 러시아인들은 총 6,635명으로 관광목적으로 방북한 인원은 1,447명이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방북규모지만 그나마 2025년 원산갈마지구 관광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러시아 지역이 거의 유일한 상황이다. 상기 보스토크 인투르 여행사가 올초 공개한 데 따르면 오는 7월 7~14일 7박8일 일정으로 원산갈마지구 단체상품을 판매했다. 8월에도 4~11일, 18~25일 두 차례 일정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실제로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의 원산갈마지구 첫 관광단체가 7월 7일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관련해서 준공식에 초청된 외부 인사로는 러시아 특명전권대사와 대사관원들이 유일했는데 그만큼 북한은 원산갈마지구 외래 관광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북러 관광이 활성화되고 있는 배경은 2020년대 북러 관계의 산물로 해석 가능하다. 북한의 관광은, 특히 인바운드 관광은 북한이라는 사회주의국가 특성상 독립적으로 추진되는 영역이라기보다는 북한의 국내외 정치, 국제관계에 종속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코로나 이후 북한의 첫 번째 정상회담 국가는 러시아였다. 2023년 9월 정상회담을 가졌고 2024년 6월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의무가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북한의 외래관광 개방 폭이 좀더 넓어졌다. 우선 나선관광이 짧게나마 재개됐다. 서구인들 중심으로 북한관광을 진행하는 고려투어스와 영파이어니어투어스 등의 여행사는 올해 2월 20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나선경제특구 투어를 진행했다. 코로나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이 상품은 2주 정도만 단기간에 걸쳐 진행된 뒤 돌연 3월 5일 중단됐고 이후 6월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인을 대상으로 모객했던 나선지역 상품은 당초 2월 24일 출발일이었으나 출발 직전 최종 취소됐다. 취소 사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국 여유국이 여행과 홍보를 금지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중국 당국이 허용하지 않았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북한 당국이 나선관광을 다시 중단한 배경엔 이러한 중국 관광이 성사되지 않은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외래관광객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특히 변경관광에서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의 북한관광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대로 관광 재개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 이전 북한 외래관광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내외였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북한 외래관광객은 관광 목적 입국객으로만 따지면 30만명 내외, 접경지역 입국객수까지 따지면 120만명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나선관광을 다녀온 관광객들이 맨살의 북한 사정을 그대로 SNS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양국제마라톤(‘만경대상국제마라손경기대회’) 재개는 북한 당국의 관광재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코로나 이후 매년 재개 가능성만 제기되다 2025년 6년만에 드디어 재개된 평양마라톤에는 45개 국가 외국인 200여명이 참가했다. 북한이라는 공간적 특성으로 인해 세계 10대 이색 마라톤 대회로 선정되기도 했던 평양마라톤은 2014년부터 외국인 관광객 참가가 허용됐다. 코로나 직전 대회였던 2019년 제30차 대회에는 외국인 참가 인원이 950여명에 달했다.


4. 향후 전망


원산갈마지구는 2020년대 북한 외래관광 활성화의 변곡점으로 기억될까 아니면 원산의 ‘류경호텔’이 될까. 북한 당국은 물론 우리 남측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도, 국제사회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우선 국제관계나 남북관계 등 관광 외적인 것은 차치하고 관광단지의 그 규모부터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숙박시설에 동시 수용 가능한 인원이 몇 명인지 그간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북한은 이날 보도를 통해 원산갈마지구 숙박능력이 “근 2만명”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도 사진과 위성사진, 당초 계획 구성도 등을 감안해 거칠게 계산해 보면 객실수는 약 2만실에 숙박가능인원은 37,000명 정도로 추정된 바 있다. 추정한 방식은 다음과 같다. 갈마지구는 해안광장구역을 가운데로 해서 양쪽에 명사십리 휴양구역 1과 2로 구성돼 있다. 전체 구역에 있는 호텔 개수는 12개, 콘도는 27개 동, 펜션과 민박집이 각 1개동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건축연면적에 남한 숙박시설 사례를 기준으로 부대시설 비율, 객실당 평균숙박인원 등을 대입해 계산해 보면 대략 이러한 수치가 나왔다.


그렇다면 수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선 어느 정도 관광객이 방문해야 할까. 숙박시설의 운영비용과 고정비용, 객실가격 등 기초 사항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숙박률이 60% 이상으로 유지되면 수익 분기점을 넘어간다고 상정해 보자. 객실당 평균 숙박인원을 1명이라고 가정한다면 연 인원 146만명이 방문해야 정상운영이 가능하다.


이 많은 관광객들이 어디서 올 수 있을까. 당장 단기적으로는 북한 내국인들이 주요 방문객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 외래관광이 본격 재개 되지 않았기에 기본 운영을 위해선 내국인들의 관광이나 방문이 필수일 수밖에 없다. 북한도 준공식 보도를 하며 “원산갈마지구는 7월 1일부터 국내손님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하게 된다”고, 내국인 관광지라고 명확하게 밝혔다.


북한에서도 국내관광이 태동한지 꽤 됐으니 갈마지구를 찾는 북한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2015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조선에서 관광이라고 하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들이 주목을 받기 마련인데 인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여행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이렇게 국내관광 활성화에도 신경 쓰는 이유야 여러 가지겠으나 북한 주민들이 보유한 외화나 자금을 소비로 연결하거나, 돈주들이 돈을 사용토록 하여 국내경제가 돌아가게 하는 힘으로 만들겠다는 가장 기초적인 경제순환논리도 당연히 그 맥락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관광단지를 국내관광용으로만 활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외래객 유치도 치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는 핵심일 것이다. 2024년까지 미묘한 엇박자를 보였던 중국과의 관계가 2025년 들어 다소 유화적인 흐름도 보인다는 것은 북한 당국이 원산갈마지구 때문에 취하는 스탠스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원산갈마지구 활성화를 위해선 필수적인 여건일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 이렇게 유치할 수는 있을까. 아무리 관광이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비켜 있다 하지만 과거 전례를 감안한다면 현실 가능한 상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산갈마지구까지의 이동하는 교통수단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면 남아 있는 관광객 송출국가는 어디일까. 현실적으로 가장 접근 가능한 대상국은 한국일 수밖에 없다. 갈마지구가 성공하는 데 있어 한국의 위치는 필수적이다. 이동 경로는 물론이고 과거 남북 관광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 금강산 관광객수는 역대 최고치였던 2007년 345,006명이었다. 수치상으로만 따지면 남측 관광객, 중국 관광객, 북한 내부 관광객이 버무려진다면 수익분기점을 넘을 규모가 가능한 셈이다.


물론 현실에 천착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는, 최소한 단기간의 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이미 북한은 2023년부터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남북관계를 새로 규정했다. 기존의 동족관계는 물론이고 통일정책 또한 대폭 수정하고 있다. 그에 앞서 2019년에는 금강산의 남측 시설은 ‘너저분한’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최근까지 모두 철거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새로 들어섰지만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점치기에는 섣부르다. 남북간 대화의 문은 닫혀 있는 상태이고 지난 몇 년간 남북관계는 최악의 교착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남북간 최소한의 신뢰관계가 회복되어야 남북교류를 거론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한 회복 단계가 지나간 뒤에야 2008년 이후 중단된 남북관광을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광이 테이블에 올라갈 때 원산갈마지구는 남북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좋은 협력 테마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그때까지 북한 원산갈마지구가 ‘자력갱생’할 수 있느냐 여부도 중요하다. 원산갈마지구가 너무 대규모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원산갈마지구 모든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일부 시설만 활용하는 선택을 북한이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어떤 방향이든지 북한으로서도 우리로서도 원산갈마지구의 ‘류경호텔’화는 막아야 될 미래이다.


[본 글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KMI 북한해양수산리뷰' 2025년 6월호에 실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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