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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Nov 23. 2024

극과 극을 아우르는 방법.

일상에 명상 예순아홉 스푼

내가 한의사라는 직업을 택해서 좋은 점이 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접한다는 것이다.


한방병원, 한의원에 오는 사람들은 본인들 표현으로 '지랄 맞은 병'에 걸려서 오는 경우가 많다.



2018년도 인턴 당시 보았던 중년 남성 분이 기억난다.


상당히 키가 크시고 잘 생기셨었다. 왜냐하면 빡빡머리였는데도 불구하고 준수한 외모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머리를 삭발하게 된 이유는 뇌출혈로 인해 수술을 하기 위해서였다.


뇌출혈 수술을 시행 후 남아 있는 증상들이 있어 재활 치료차 한방병원에 입원했다.


인턴으로 매일 아침저녁으로 만나다 보니 친해지게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쩌다가 자기가 이런 병에 걸리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기는 부동산 등 투자하는 쪽으로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해외 쪽 상황을 살피느라 잠을 못 자고 그쪽으로 신경을 쓰다 보니 병이 났다는 것이다.


정말 스트레스를 극도로 받은 날 샤워를 하다가 정신을 잃었는데 눈 떠보니 병원 중환자실이었다고 한다.


다행히 아내가 곁에 있어 빨리 발견을 해서 황급히 병원을 와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다.


"아내가 그때 없었으면 나는 지금 죽었어요"


그 아내 분은 병실 옆에서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과일을 깎고 있었다.


그분은 항상 말이 많았다.  내가 말동무가 되어주니 자기의 생각을 한 참 동안 이야기 했다.


2018년도 당시 토지공개념이라는 것을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분은 그 정책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개념이라면서 열변을 토했다. (실제로 시행되진 못했다.)


러다가 갑자기.


2018년 당시 나에게 갑자기 돈 좀 있냐고 물었다.


나한테 돈을 빌리려고 하시나?라는 의문이 들어


왜 그러시냐고 다시 물어봤다.


"용산 지금 땅 값이 평당 X000 만 원인가 그래요. 용산은 무조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이 돈이 없다면 부모님들한테 이야기해서 용산에 투자하시라고 좀 해 봐요. "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항상 아내 분이 옆에서 만류했다.


"아이고 병원에 입원해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머리가 터져버리지! 무슨 선생님한테 이런 투자이야기를 하고 있어. 제발 일 생각 좀 그만해요."


그 당시 부동산이란 것을 아무것도 몰랐으니 허허 웃으며 넘겼다.


그 후로 용산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는 분은 아실 거다.


한 40대 여성 환자 분도 있다.


이 분의 경우 유럽 쪽 여행을 갔다가 갑자기 전신의 마비 증상이 발하여 급히 한국으로 귀국했다.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통해 움직일 수는 있게 되었으나, 완벽하게 조율이 안된다.


운동 실조증이라고 하는데, 움직이는 협응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걸음을 걷거나 할 때도 다리와 골반이 흔들려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자기 멋대로 다리가 움직인다.


여러 대학병원에서도 이유를 모른다.


다발신경병증이라는 질환의 이름만 있을 뿐 정확한 치료법도 없다.


내 몸을 내 뜻대로 조절할 수 없는 희한한 병인 것이다.


이 분도 정말 열심히 사셨다. 30대에 일을 시작했는데, 일이 해외의 상황을 늘 살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분에게도 당연히 밤, 낮이란 없었고 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살았다.


내 뜻대로 하려고 밤을 지새우려고 했으나, 역설적이게도 자기 몸을 뜻대로 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제가 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는데 그것 때문에 이런 병에 걸렸을까요..?"


라고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생각난다.




앞의 경우가 지나치게 자기 몸을 돌보지 않은 경우라면


지나치게 자신의 몸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심한 분들도 있다.


60대 한 여성분은 횡단보도를 걷다가 자동차가 무릎을 치면서 무릎인대가 파열되어서 오신 분이었다.


무릎의 통증도 그렇지만 온몸의 전신통 때문에 힘들어했다.


특히 엉덩이 부분의 통증이 심했는데, 치료를 받아도 늘 아프다고만 했다.


MRI 검사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다른 병원, 2차 병원, 대학병원 교수님 모든 진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분은 자신의 통증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나의 통증이 밀려오면 인터넷 검색을 해서 자기 질병을 조사하고 하루종일 생각했다.


그분에게 약간의 불편한 통증들은 모두 거대한 질병처럼 다가왔고


늘 자그마한 통증을 과도하게 해석을 해 힘들어했다.


특징적인 건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했다. 지나치게 추위를 탔다가, 더위를 탔다가

과도하게 놀랐다가...


그리고 약간만이라도 스트레스받는 상황이라면 식은땀을 흘리며 침대 안으로 웅크려 들어갔다.  




한쪽은 자신의 몸에 너무 무심해서 병이 생기고


한쪽은 자신의 몸에 너무 과도하게 신경 써서 병이 생긴다.



너무 무심하다면 시간이 흘렀을 때 희한한 질병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요즘 세상은 의술이 좋아져서 사람을 어떻게든 살려놓는다.


다만 삶의 질을 많이 떨어뜨리는 형태로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지랄 맞은 병이라고도 표현한다.)


내 몸은 하나도 아프면 안 되고 완벽하게 건강해야 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 어떤 행위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건강에만 집착하는 행위를 보인다.


병원 쇼핑을 다니지만 늘 자신의 몸은 아프다고 생각한다.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고 본인도 괴롭다.




극과 극을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은 늘 자신의 몸을 관찰해 보는 것이다.


자신의 몸에 대한 신호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디스캔' (몸 관찰) 명상이 있다.


이 명상의 경우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모두 인지해보는 것이다.


어디 부분에 통증이 있는지, 간지러운지, 옷과 닿고 있는 감촉 전신에 대한 감각을 전부 세밀하게 알아차리게 한다



바디스캔을 해보면 반응이 확 나뉘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소 내 몸에 무심했던 사람들은 시작하자마자 잠드는 경우가 많다.


내 몸이 굉장히 피곤했는데,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달려왔던 것이다.


그래서 바디스캔만 하면 기절한 듯 잠자는 경우가 많다.


그게 아니라면 내 심장이 미칠 듯이 뛰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 특별한 부분에서 강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모두 내 몸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내가 눈앞에 할 것 때문에 모두 억눌려 있었던 것이다.


그런 신호들이 이때야 비로소 드러난다.



내 몸에 예민했던 사람들은 내 몸에 관심을 가져보면 아팠던 것이 그렇게 아프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심하게 느껴졌던 통증을 관찰해 보니 양상이 늘 변하고 있었고, 부위도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통증도 점점 약해지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통증이 변한다는 것. 즉 통증의 가변성을 인지하게 되면


통증이 곧 나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만성 통증을 대하는 방식이 많이 바뀐다.


실제로 명상을 하고 나니 통증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는 분들도 많다.




바디스캔 명상을 통해 여러분들의 몸 상태를 늘 알아차려 보았으면 한다.


여러분들은 몸의 신호를 무시하는 편인가?


아니면 몸의 신호를 과도하게 해석해 건강에 지나치게 염려하는 편인가?


이 질문을 듣고 바로 떠오른 생각. 그것이 정확하다.


여러분들의 몸과 무의식은 늘 정답을 알고 있다.


답은 언제나 여러분들 몸 안에, 마음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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