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면과의 뼈아프게 솔직한 대화.
거울 앞에 설 시간이 왔다.
그 노련한 노장 킬러는, 내 안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목소리들을 죽이고 나의 '세 살' 아이의 목소리를 찾는 시도를 하겠노라 했다. 왜냐하면 그 목소리 외의 모든 것들은 내가 자라면서 덧씌워진 '내 것이 아닌, 다른 이들의 목소리' 이기 때문일 것이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권속을 만나면 친척권속을 죽여라
-임제어록 중
이제 우리는 너를 가장 힘들게 하는 그 감정들을 다루는 작업을 시작하려고 한단다. 말했듯이, 그것들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큰 단서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정작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는 지뢰처럼 위험하게 우리의 작업을 방해하지. 그래서 제거될 필요가 있단다. 모두가 위험하지 않도록, 그리고 쉽게 길을 지나갈 수 있도록. 빠른 전개를 위해, 조금 딱딱한 말투로 빠르게 질문할 거야. 어떤 때는 몰아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테지만, 걱정 말아라. 난 네 안에 있다. 항상 너의 편이라 비난을 할래야 할 수도 없다. 무엇이 나오든, 난 산전수전 다 겪어서 놀랍지도 않다. 그러니 걱정 말고, 나를 잘 따라와줬으면 한다. 그리고, 가장 용감하고 솔직하게 작업에 임해줬으면 해. 그래야만 우리가 하는 일이 의미가 생기고 효과도 있단다. 이는 너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너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라는 점만 기억해주렴.
그럼 시작하겠다. 목표는 너의 세 살 아이가 느낄만한 감정들을 찾는 것이다. 기억 저편에 숨겨져 네가 잠깐 잊고 있는 사건들을 찾는 것이다. 너의 많은 진실된 감정들 중, 가장 추해보이고 가장 원초적이며 가장 유치해보이고 용서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그것들이다. 기억해라. 많은 진실된 감정들 중에서 그것이다. 나는 그것만이 너의 진심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네가 느꼈던 많은 진실된 감정들 중에서, 세 살 아이라면 그 상황에서 느꼈을 법한, 어른이 보기에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며 가장 유치해보이고 가장 찌질해보이는, 그것들을 찾아나갈 것이다. 기억해라. 나는 네 안에 있다. 나는 너의 진실에만 반응한다. 거짓을 말할 경우, 질문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제거해야 하는 적들은 수많은 목소리다. 세련되고, 성숙하고, 멋있고, 어른스럽고, 이타적으로 보이는 어른들의 목소리들이다. 이건 좀 별로다, 부도덕하다, 찌질하다, 못됐다 라고 평가를 내리는 목소리들이다. 너는 ~해야한다, ~했어야 한다, ~좀 더 낫다 라고 명령하는 목소리들이다. ~하지마라, 그러면 안된다라고 제지하는 목소리들이다. 그들은 세 살 아이의 목소리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나타나면 망설이지 말고 죽여라. 그것들을 모두 죽여야 너의 세살 아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질문을 시작하겠다.
넌 얼마 전 신랑과 시어머니 칠순 때 냉장고를 사드리는 걸로 옥신각신한 적이 있다. 신랑이 추가로 140만을 지출하자고 했을 때, 너의 세 살 아이는 네 안에서 뭐라고 했느냐?
-제가 결제해준 유니끌로 9900원짜리 후리스 입고선 엄마 꺼 140만원짜리 선뜻 결제해주는 모습이 불쌍했던 오빠를 떠오르게 했어요.
그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세 살 아이의 목소리가 아니다. 죽여라. 다시 묻는다, 세 살 아이는 뭐라고 했느냐?
-다시 그 옛날 트라우마로 들어가기 싫다고 했어요
그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세 살 아이의 목소리가 아니다. 죽여라. 다시 묻는다. 너의 세 살 아이는 뭐라고 말했느냐?
-아니, 김치냉장고가 그렇고 많고 아들 형편도 아시는 분이, 아들 스타일도 아시는 분이 꼭 전화걸어 딤채 냉장고가 필요하다고 해야 하나? 라고 말했어요
그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 살 아이의 것이 아니다. 죽여라. 너의 세 살 아이는 뭐라고 말했는가?
-자기 껀 오천원짜리도 못 사면서 지금 뭐 하는 거야? 라고 말했어요.
그것도 사실이지. 하지만 세 살 아이의 것이 아니다. 죽여라. 나는 너의 세 살 아이가 뭐라고 말했는지 알고 싶다.
돈 아깝다. 난 내 것도 맘대로 제대로 못쓰고 있는데, 나는 퇴직금 냐금 냐금 까먹고 있는데, 자기 엄마한테 선뜻 돈을 저리 많이 쓰다니. 너무 아깝고 화난다. 난 안사주고. 엄마가 더 좋다 이거지?
좋다. 그 세 살 아이의 목소리에 대해 '지금의 너'는 뭐라고 얘기하고 있느냐.
야, 너 유치하고 못되게 그러는 거 아냐. 어머니 칠순인데 해드린다고 , 당장 돈이 그리 부족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인색하게 돈,돈,돈 거리지 마. 추하다.
평소 시어머니가 형편이 어려워 돈 얘기를 하시면, 네 안의 세 살 아이는 뭐라고 말했느냐?
-용돈을 더 드려야 하나, 혹시 부족하신 건 아닌가?
그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 살 아이는 남을 걱정하지 않는다. 남을 이해해야 한다고,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그게 착한 거라고 누가 너에게 말했느냐? 선생님이냐? 부모님이냐? 동화책이냐? 다 죽여라. 나는 세 살 아이의 목소리를 찾고 있다.
-아니 왜 이렇게 알아듣기 힘들게 빙빙돌려 얘기하시지? 하고 싶은 얘기가 뭐지? 돈 달라는 건가?
그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난 의중에 대해서 추측하는 말을 물은 것이 아니다. 그 의문에 대해 그 세 살 아이가 느낀 느낌을 말하는 목소리를 찾고 있다.
아 띠, 나 쓸 돈도 모자란데 왜 자꾸 돈 달래.
난 하고 싶은 것도 다 못하고 살고 있는데.
좋아. 그 목소리에 대해 '지금의 너' 는 뭐라고 얘기하고 있느냐?
야, 왜케 이기적이야. 부모님이 어려우시면 같이 돕고 나눠야 되는 거 아냐?
얼마 전, 네가 세일기간에 많은 물품을 사들였다는 걸 알고 있다. 요가복과 요가용품들이 많다. 그것은 어느 브랜드이며 가격선은 어느 정도냐?
-룰루레몬, 알로, 라이폼, 뭐 이것저것들이며.. 그 중에 룰루레몬이나 알로나.. 뭐 다 최고가.. 라인..
너는 요가매트가 총 몇 개가 있느냐,
-한 4-5 개 정도.
그것들을 어떤 마음에서 사 들인 것이냐?
-쓰기 불편하고, 나한테 맞는 걸 찾아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 최근에는 집에서도 하나 쓰고 요가원에도 하나 갖다 놓으려고
난 용도를 묻지 않았다. 어떤 마음에서 사 들인 것이냐?
-검은 게 하나 있으니까 , 하얀것도 하나 있음 좋고, 맨날 들고 다니기도 불편하니 놓고 다니면 좋을 것 같아서
난 필요성에 대해 묻지 않았다. 어떤 마음에서 사 들인 것이냐? 세 살 아이의 마음을 묻고 있다. 요가매트 말고도, 그 서랍장 안의 수많은 색깔만 다르며 용도는 같은 레깅스들은 어떤 마음에서 사 들인 것이냐?
-아니, 하나 더 필요하니까 , 제 돈도 있고.. 남편돈 아니고 제가 옛날에 벌어놓은 돈이거든요?? 제 돈으로 제가 필요해서 하나 더 산 거라구요.
난 비난하는 게 아니다. 그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너의 세 살 아이의 마음을 묻고 있다.
갖고 싶어서요. 예쁘고 촉감도 좋으니까요. 신상에 고퀄이라구요..
찾았구나. 세 살 아이에겐 그런 마음이 당연하다. 널 절대로 비난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그런 너는 그 아이를 보면서 가끔 뭐라고 생각하고 있느냐?
참.. 철도 없다, 지금 니가 이럴때냐. 아무리 니 돈이라도, 아직 빚도 있고 남편은 돈도 못쓰고 전전긍긍인데, 그 퇴직금 불려서 좀 살림에 보태지, 맨날 너 사고 싶은 거 사는데 쓰고 있냐.. 한심하게.
그래.. 그 마음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넌 어떤 때 '외투' 에 집착했느냐? 최근 니가 같은 스타일에 따뜻한 외투들을 몇 개 사들였다는 걸 알고 있다.
-뭔가 마음이 춥다고 느껴졌습니다.
시어머니가 모피 타령을 한동안 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너는 최근 무엇에 꽃혔느냐?
-쉐르파 입니다. 가짜양털을 중복되게, 몇 개를 계속 사고도 또 눈이 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랑 돈도 아니고 제 퇴직금으로 샀습니다. 아들한테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난 자금의 출처를 묻는 게 아니다. 욕망에 대해 묻고 있다. 자, 너는 상징에 대해 알고 있다. 옷, 그중에 외투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이냐?
-'나를 보호하는 방어막' 입니다.
너는 왜 외투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느냐, 어떤 때 그랬느냐?
-내가 신랑으로부터 뭔가 보호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그랬습니다. 신랑과의 냉전 중에는 예쁘지도 않은데 딱히 맘에 쏙 드는 것도 아닌데 그냥 같은 스타일의 옷들을 충동 쇼핑을 했습니다 주로.
넌 왜 그랬느냐?
그걸로라도 보호받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사들인 물건을 보고 너는 스스로에게 뭐라고 이야기 했느냐?
아니 쉐르파가 많이 있는데, 왜 또 필요해??
요즘 니가 젤 바라고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가장 예민하게 간절하게?
-집이요. 공간이 널직하고, 제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아파트 말고 내가 직접 지은 단독주택이요.
그게 얼마 정도면 가능하느냐?
-서울 한복판에 있으려면 20-30억은 있어야 됩니다... 외곽에 나가도 10억 정도는 넘는데, 신랑 회사 출퇴근이 어렵습니다.
그래, 그 직접 지은 단독주택 집이 갖고 싶어서 어떻게 했느냐?
-매일 신랑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집에서 살고 싶고 집을 짓고 싶고, 이렇게 이런 동네에서 내 집 직접 짓고 편안히 살고 싶다고...
그러면 그 신랑은 어떻게 행동했느냐?
-한숨 쉬고, 로또를 사러 갔습니다. "기다려봐라, 되면 다음주 집 지을 준비 해라" 라면서..
넌 그 일련의 과정이 뭔지 알고 있다. 무엇이냐.
투사적 동일시 입니다.
좋아. 솔직하게 잘 가고 있다.
너는 기억을 더듬으면 아마 너도 수동공격을 했었다는 사실도 기억날 것이다.
-없습니다. 저는 그런 거 싫어합니다.
누가 너에게 수동공격이 나쁜 거라고 이야기했느냐? 그 목소리를 죽여라. 너는 내게 이미 관계는 쌍방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신랑이 시아버님이 시어머님께 모질게 하는 건 잘 발견하면서, 그 반대는 잘 못본다 했었다. 맞다 관계는 쌍방향이다. 너도 수동공격에 응한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기억을 찾아라.
-기억이 잘 안납니다.
네가 피해자라고 말하고 있는 그 목소리가 누구냐? 죽여라. 넌 착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 그 목소리가 들리면, 죽여라. 나는 목소리가 아니라 기억 중 생생한 어떤 사건, 그것을 찾고 있다.
-예전에 저한테는 얄밉게 구시면서 자꾸만 하도 당신의 아들이 잘생기고 멋지고 최고라고, 어디 내놔도 안 빠진다고 추켜세우며 자랑을 하시길래, 이야기를 하나 해드렸습니다. 제 친구가요 어머니 시어머니랑 사이가 되게 안좋거든요? 그런데 자기 남편이 시어머니랑 그렇게 합이 잘 맞는대요. 근데 그 신랑 되게 못생겼거든요, 우리가 다들 너무 못생겼다고 흉보고 그 언니 친정에서도 못생겼다고 놀리고 그랬다는데, 그 어머니는 그래도 자기 아들이라고 그렇게 잘생겼다고 그런다네요. 원래 다 그런가봐요.
잘 찾았다. 바로 그것이다. 그때 그 얘기를 어떤 마음에서 했느냐 ?
-자꾸만 친구 며느리 얘기를 해서 짜증이 나서 저도 친구에 빗대서 나갔나 봅니다.
아니, 그것은 세 살의 목소리가 아니다. 세 살은 어떤 마음이었느냐.
엿 먹어라. 그래서 당신 아들이 나한테 아깝다는 거냐?
당신 아들은 내 꺼거든?그리고 그노무 친구 며느리 들어서 내 공격해서 나 기분 진짜 더럽거든. 수동공격 당하면 어떤 더러운 기분인지 함 느껴봐라.
아주 시원하구나. 그 세 살 아이의 그 맘에 대해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참 부적절하고 비열하다.
공격하려면 직접 들이받든가, 치사하게 공격도 못하게 수동공격이나 하고 있고.
그런데 왜 너는 "엿먹어라, 나 기분 되게 나쁘다" 를 왜 하필이면 '수동공격'을 택해서 반격했느냐
-그렇게 계속 당했으니까요.
아니, 난 행동의 이유를 물은 것이 아니다. 나는 그 행동에 했던 세 살 아이의 마음에 대해 묻고 있다. 그 아이는 수동공격이라는 걸 잘 모른다. 그 아이의 순수한 마음에 대해 묻고 있다.
-그냥 직접적으로 공격하면, 싸움이 커질 거고, 그 싸움을 내가 감당할 힘이 없다고 느꼈으니까요.. 시어머니는 나보다 높으신 분인데.. 대놓고 싸우면 제가 곤란해지잖아요..
그런 그 아이에게 네가 마음 속으로 뭐라고 말하고 있느냐?
뭐야 강자한테는 눌리냐? 원하는 걸 직접 당당하게 세련되게 표현해.
에둘러서 빙빙 돌려 얘기하지 말고! 피곤하게.
시어머니가 네게 전화해서 이중메시지나 수동공격 등으로 화를 너에게 옮겼을 때, 그렇게 괴롭게 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너는 어떻게 했느냐?
-신랑한테 어머니가 대체 왜 이러시냐며 화풀이를 했습니다.
그러면 신랑은 어떻게 되었느냐?
-언짢고 기분 안 좋아 했습니다. 그리고 도리어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제게 화를 냈습니다.
넌 과정이 무엇인지, 그 과정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잘 알고 있다. 네가 이해해기에 그것이 무엇이냐?
화 전이, 화 던지기, 투사, 투사적 동일시..
보통 누가 이런 방어기제를, 왜 , 어떻게 쓰지?
-자기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들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할 능력이 없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잘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의도적으로 마음먹고 행한다기보다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일어납니다.
이런 나를 알아차렸을 때, 너는 너의 세 살 아이에게 뭐라고 얘기하느냐?
기분 나쁘게 한 당사자한테는 표현도 못할 거면서 왜 에먼 사람한테 와서 지롤이여. 자기 하고 싶은 말 하나 똑바로 표현 못해? '나 전달법' 이 그렇게 힘들어? 그게 그렇게 어려우면 거울보고 연습을 좀 하든가.
그리고, 왜 신랑에게 그걸 얘기하고 화를 낸거지? 너는 정작 시어머니에게 화가 났는데 말이다.
-얘기할 데가 없었습니다.
신랑을 화풀이 용도로 '사용했구나'. 그런데 시어머니 이야기를 왜 굳이 그 아들한테 했지? 친구한테 할 수도 있었을텐데?
-신랑이 어머니가 저한테 그런다는 걸 알아줬음 했구요.
그 세 살 아이의 마음이 구체적으로 뭐냐? 말로 해봐라.
-어머니가 나한테 나쁘게 했더. 때끼해줘. 근데 어머니가 그러면 이상하게 신랑도 같이 미워지더라구요.
자, 왜 그랬는지, 너는 알고 있다. 얘기해봐라.
-신랑이랑 어머니랑 한 편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봐라, 신랑과 어머니를 한 편으로 묶는 건, 신랑이 아니라 네 쪽에서 먼저 했구나.
어머니가 나한테 나쁘게 했더. 때끼해줘.
이 세 살 아이의 외침에 대해서 너는 어떤 느낌이 드느냐?
와, 나이 먹고도 그렇게 내 편 니 편 가르냐.
언제 클래, 자기 보호는 좀 자기가 해라.
바보처럼 뒤에 숨어서 자기 편 들어줄 수 있는 사람 있다고 내세워 좋아라 하지 말고 .
이중메시지는 언제 누가 쓰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너도 가끔 쓸 때가 있다. 솔직해진다면 몇 가지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이중메시지를 넌 언제, 어떤 마음일 때 썼느냐.
-내 마음이 뭔지 잘 모르겠을 때나, 내 어린 세 살 아이의 솔직한 마음이 품어서는 안되는 부적절한 것이라고 느낄 때 썼습니다.
그런 이중 메시지를 쓰고 있는 너 자신을 바라보면 어떤 느낌이 드느냐.
병신같이, 자기가 원하는 거 똑바로 말도 못하고. 제발 니가 원하는 건 니 입으로 정확하게 얘기하라고. 빙빙 둘러 얘기하지 말고. 피곤하고 진빠지게.
자, 넌 결혼할 때 집을 무슨 돈으로 했느냐?
-친정 부모님이 세컨하우스를 팔아 돈을 많이 보태 주셨습니다.
너의 돈은 다 어쨌느냐?
-유럽 여행에 거의 대부분 쓰고, 나머지 통장들은 결혼할 때 몽땅 가져왔습니다.
그 후로 부모님께서 종종 고가의 가전제품을 사 주셨다. 그때마다 너의 세 살은 뭐라고 얘기했느냐.
-난 부모님께 보태드리지도 못하고, 맨날 좀.. 죄송하다고
누가 너에게 효도하라고 가르쳤느냐? 선생님이냐 부모님이냐? 사회문화냐? 도덕책이냐? 그 목소리들을 모두 죽여라! 다시, 너의 세 살에게 묻는다. 부모님이 비싼 공기청정기를 네가 괜찮다고 거절 해도 굳이 선뜻 사주셨을 때, 너는 어떤 기분이었느냐? 너의 세 살에게 묻고 있다. 다른 목소리들은 다 죽여라.
앗싸, 공짜다. 내 돈 굳었다. 굳은 돈으로 다른 내가 하고 싶은 거 해야지.
잘했다. 용기 있구나. 그런 그 세 살 아이에게 너는 어떤 마음을 품었느냐?
야 진짜 너 언제 철들래.. 못났다.. 고생하신 엄마아빠 돈 언제까지 그리 받아쓸래? 니가 지금 그런 정신이 있냐?? 보태드리지는 못할 망정, 경제적으로 자꾸 침범할래??
자. 고생했다. 작업은 끝이 없을 것 같다만, 일단 여기까지만 하자. 대충 너와 내가 앉아 무엇을 했는지 감을 잡았다면 된 것 같다.
오늘 네가 너의 세 살 아이에게 했던 말들을 모두 종합해서 모아보아라. 그리고 어제 네가 불편한 자극들에 대해 느끼는 너의 감정들과 말들을 비교해보아라.
네가 그토록 미워했던 것이, 그들의 모습이었을까 아니면 네 모습이었을까? 넌 사실 누구를 그토록 미워했던 것일까? 그 부정적인 감정들이 향하는 진짜 대상은 누구인 것 같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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