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 육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2가지를 꼽으라면 잠과 식사가 크지 않을까 싶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부분임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프랑스 육아서인 《프랑스 아이처럼》을 보면 잠에 대해서 '잠깐 멈추기'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의 리듬 속에서 참을성과 다시 잠들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많이 움직이고, 자주 깰수 있기 때문에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내도 수면에 관해서는 각종 원서까지 섭렵할 정도로 해박한 지식으로 무장하고 이미 그렇게 습관을 잘 들여놓아서 6개월 정도 이후부터는 밤에 깨거나 잠을 설쳤던 기억은 없었다.
다만, 문제는 아무 준비 없이 시작했던 홀로육아에서 였다. 첫날부터 쉽지 않았다. 겨울 내내 감기한번 안 걸리던 아이가 육아휴직 첫날부터 심한감기에 걸린 것이다. 아무래도 혼자재우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다 낫기 전까지는 옆에서 자면서 지켜보기로 했다. 이게 긴 수면전쟁의 서막이 될 줄 알았더라면...
아이는 아빠의 약점을 너무도 잘 알고 이용할 줄 알았다. '난 아픈데, 이렇게 울어대면 안절부절 못하는 아빠는 금방 달려와 내 옆에 있어줄 것이다.'
아이가 아픈 2주 간 옆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했고, 다 낫고서는 아빠와 떨어지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아이로 인해 수면부족과 함께 극심한 스트레스가 밀려왔다. 그럴 때마다 화가 나지만 이성의 끈을 붙잡고, 입술을 꽉 깨물며 화를 삼켰다.
그때마다 아내의 조언과 수면관련 책에서 하는 조언은 한결 같았다. '아이가 그칠 때까지 기다려줘라', '잠깐 멈춰라', '서서히 멀어져라' 등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아이가 집이 떠나가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울 때는 이 방법이 맞는지?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혹시 아이 성격이 잘못되진 않을까?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등의 무수한 논리싸움에서 적절한 답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 보지만, 점점 더 머리는 지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결국 마지막은 지금 아이 옆에 있는 내가 우리 아이를 제일 잘 알고, 책에 나오는 이론은 모든 아이에게 다 맞지 않을 것이라는 자기합리화로 현 상황을 무마하려고 해본다.
내 성격상 3분을 기다려주면 될 것을 2분도 못 버티고 백기를 들고 아이에게 다가감으로써 그렇게 또 밤을 포기해버린다.
잠에 관해서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이미 출판되어 있다. 그 속에서 우리아이에게 꼭 맞는 방법은 찾아나가야 한다. 아직도 나는 장거리여행을 다녀온 후 집에서 재울 때면 다시 또 처음부터 수면교육을 시작하고 있다. 잘 적응하다가도 다시 시작할 때마다 어렵다. 그렇게 울다가도 잘 자는 아이를 볼 때면 감사하고 사랑스럽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