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 그 한마디!

자신의 가치를 믿고 긍정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갈 힘이 있다.

by 해피영희

고등학교 1,2학년 어느 저녁 아버지 그랬습니다.

“영희야 너는 나에게 해 같은 존재다. 그러니 밖에 나가면 해는 못 되어도 달 만큼이라도 빛나는 존재가 되면 좋겠다. 그러니 열심히 공부해라”

어리다면 어리고 성숙했다면 성숙한 그 시절, 아버지의 그 말은 평생 나의 가슴에 자리 잡아 제 자존감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나는 태양처럼 빛나는 존재다. 스스로 나의 빛을 죽이지 말자’

물론 그런 생각을 했다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짠~하고 날아오르며 초인간적인 능력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인생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 분명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남편과 연애 시절에도 예의를 지키려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큰 경험은 그 한마디가 제 목숨을 살린 것입니다.


결혼하면서 계약한 전셋집이 권리관계가 복잡하여 전세금 보전이 안 되는 상황을 만났습니다.

26살 너무도 어린 나이에 둘째 시누님이 도와준 그 계약에 저는 너무도 무지했습니다.

매일 울면서 법무사, 변호사 사무실, 등기소를 쫒아 다니며 상담을 했지만 뚜렷한 방법은 없고 심지어 무식한 아줌마로 문전박대를 당하기만 했습니다.


너무 우울했습니다. 1998년도, 무직인 제게 전세금 3700 만원은 저의 전 재산이었습니다.

울면서 잠들면 깨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는 약국에서 수면제를 살 수 있었습니다. 동네약국을 돌아다니며 수면제 몇 십 알을 사 모았습니다.

남편이 출근한 어느 날 밤 조용한 방안에 앉아 수면제를 바라보았습니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너무 어린 나이니 그 돈과 남편, 부모님이 저의 전부였습니다.

수면제 몇 알과 물 컵을 손에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편지 한 통 쓰고, 부모님에게 또 몇 자를 적는데......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내가 얼마나 귀한 딸인데... 내가 얼마나 빛나는 존재인데... 겨우 돈 3700만원에 죽는다고?’

‘미쳤구나, 내가 살아서 벌면 그 돈을 못 벌겠어? 죽는 거 보다 돈 버는 게 쉽지 않을까?’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이없지만 원래 감정이란 어둠은 그렇게 일순간입니다.


늘 웃고 있던 아버지 얼굴이 너무도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어 버렸습니다. 한참을 울고 눈물 닦고 또 특유의 입술 꼭 다 물기 버전으로 돌입했지요. 죽는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했고 결국 소송을 통해 전세금을 되찾고 무사히 그 집을 탈출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바보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살아보니 돈은 정말 중요한 것이지만 결코 목숨을 걸 존재는 아닙니다. 게다가 욕심만큼은 아니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너무도 많습니다.

단돈 3700만원에 하마터면 이 보석 같은 제 인생이 사라질 뻔 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결정적 순간 어린 시절 아버지의 격려의 말 한마디가 제 목숨을 살린 것입니다.


그날 이후 매일 가슴에 품고 삽니다.

‘자신의 가치를 믿고 긍정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갈 힘이 있다.

그 믿음은 누군가로부터 받은 긍정의 정서가 씨앗이 된다.‘


아이들이 한 참 어리고 삶이 바쁘던 시절, 아이들이 어긋난 행동을 하면 예외 없이 무서운 엄마로 변했습니다. 그날도 여름휴가를 받아 친정집을 방문했는데 딸과 아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어른들 앞에 예의 없이 행동한다고 아이들을 엄청 혼을 내었습니다. 그런데 친정아버지가 그럽니다.


“영희야, 나는 너를 키울 때 안 그랬는데 너는 왜 애들에게 그렇게 무섭게 그러니?”

알 수 없는 숨 막힘이 가슴을 치고 왔습니다.

‘아~ 그래~ 아버지는 안 그랬지. 늘 자상하고 예뻐하기만 했는데.... 나는 왜???’

아버지 덕분에 저도 다정한 엄마가 되려고 참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타고난 성격이 있으니 돌아서면 불량 엄마가 되고 그때마다 많이도 좌절했습니다.

스스로 질책하고 고민하다 어느 순간 그냥 배째~ 하며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합니다.


저도 살면서 애들에게 늘 말합니다.

“살다 보면 정말 뜻대로 맘대로 안 될 때가 있다. 그때 절대 잊지 마라.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그리고 이 엄마가 얼마나 너를 사랑했는지~

살다 힘들면 언제라도 엄마에게 와서 쉬어 가라. 그럼 따듯한 밥 한 끼는 꼭 해 줄게.

어떤 순간에도 엄마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테니 절대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라”


아이들도 살다 만나는 힘든 어느 시간, 절대 자신을 놓지 않고 자신의 빛나는 가치를 스스로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 작은 말의 씨앗이 꼭 잘 자라 아이들의 마음에 수 천 년 느티나무 같은 단단한 버팀목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나도 아이들의 생명줄 같은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침 8시가 다 되어도 여전히 곤히 잠든 딸을 봅니다. 방안 형광등 스위치를 딸각 켭니다.

매일 보는 얼굴, 매일 하는 말에도 마음이 울컥합니다.

“공주야, 엄마 출근한다. 이제 그만 일어나렴.”

놀란 토끼눈이 되어 비몽사몽으로 딸이 말합니다.

“응, 응, 엄마~ 사랑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그럼~ 말해 뭐해. 엄마는 널 위해서라면 백만 번 천만 번도 죽을 수 있어. 사랑한다.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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