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온라인 강의 활용법
새로운 걸 배우고 싶을 때 사람은 두 가지 장벽에 부딪힌다. 시간과 돈. ‘마음만 먹으면 금방 할 수 있지’라는 기세는 대개 그 두 장벽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만다. 나도 그랬다. 언젠가 우아하게 발레를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학원을 알아봤다. 그러나 가격표를 보는 순간, 발끝을 뻗기도 전에 마음이 접혔다. 한 달 레슨비가 생각보다 꽤 높았다. 게다가 이것저것 사야할 것도 많아 보였다. ‘발레 배우려면 퇴근하고 발렛 파킹 알바라도 부업으로 해야겠는데’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하며 브라우저를 닫았다.
그런데 명상이라면 마음을 좀 가볍게 먹어도 좋다. 마인드 리셋, 마음 근육 단련. 이런 고급진 표현을 달고 있지만, 사실 진입장벽만큼은 지구 최저가다. 유료 앱 서비스를 구독해도 프로모션을 잘만 이용하면 1년에 3만 원대로 끊을 수 있다. 커피값으로 환산하면 한 달에 아메리카노 한 잔만 줄여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그런데 묘하지 않나? 깎고 깎아 단돈 3만 원인데도 주저하게 되는 것 말이다. 친구랑 주말에 만나서 맛집 코스에 디저트 카페까지 돌면 십만 원이 훌쩍 나가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자기 계발 쪽으로 지갑을 열려고 하면 왠지 손이 굳는다. 발레를 포기했던 내가 딱 그렇다. 인간은 원래 이렇게 역설적인 동물이다.
하지만 금전적 장벽 때문에 마인드 리셋을 포기하기엔 너무 아쉽다. 그래서 ‘공짜 루트’를 추천한다. 바로 유튜브와 온라인 강의다. 유튜브에는 사실상 무궁무진한 명상 자료가 있다. 유명한 명상 서비스들도 공식 채널을 통해 유튜브에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중에서는 Headspace가 가장 성실하다. 매주 새로운 무료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한다. 공짜로 이렇게 퍼줘도 되나 싶다. Calm은 업데이트 빈도가 줄긴 했지만, 이미 올려둔 콘텐츠만 해도 입문자에겐 충분하다. ‘수면 스토리’ 시리즈는 어릴 적 부모님이 동화책을 읽어주던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국내 서비스로는 코끼리의 공식 채널이 들어가볼만 하다. 업데이트가 한동안 멈춘 게 아쉽긴 하지만, 잠들기 전 틀어놓기 좋은 수면 음악이나 스토리가 꽤 많다. 솔직히 명상에 처음 도전할 땐 ‘호흡을 관찰하라’는 말보다 이런 수면용 콘텐츠가 받아들이기에 훨씬 쉽다. 그냥 백색 소음 대체재라 생각하고 틀어놓으면 된다. 집중하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이 풀린다. 그리고 어느새 잠들어있다.
물론 유튜브에는 기업형 서비스 외에도 개인 명상가나 센터에서 운영하는 채널도 많다. 여기서 문제는 ‘너무 많다’는 거다. 검색창에 ‘명상’이라고만 쳐도 영상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럴 때는 ‘목소리 필터링’을 추천한다. 내 기준은 단순하다. 3초만 들어도 거슬리는 것 없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목소리인가? 아니면 3초 만에 탭을 닫고 싶은 톤인가? 목소리는 결국 명상하는 내내 나를 가이드할 할 도구다. 아무리 콘텐츠가 좋아도 톤이 안 맞으면 실패다.
또 하나는 ‘길이 필터링’이다. 초보자라면 10분 이하 짜리로 시작하는 게 낫다. 한두 번 들어보고 ‘지루하지 않다’는 감각이 들면, 그 채널을 구독해두면 된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생각보다 충직해서, 내가 좋아하는 톤과 길이를 인식하면 비슷한 콘텐츠를 계속 추천해준다. 말하자면 ‘내 맞춤형 명상 큐레이터’를 무료로 고용하는 셈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돈을 안 쓰면 금방 포기한다”고. 일리 있다. 돈은 일종의 보증금이다. 내 지갑에서 빠져나간 액수만큼 마음이 움직이니까. 하지만 생각해보자. 유튜브라는 바다에서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헤맨 시간, 수십 개 영상을 클릭했다 지우고, 목소리와 톤을 골라낸 그 노력. 그건 단순히 무료가 아니다. 이미 ‘투자한 시간과 집중력’이 나의 대가다. 인간은 자신이 투자한, 아까운 노력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발레는 학원비 때문에 못 갔지만, 명상은 침대 옆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 공짜라서 가벼운 것도 사실이지만, 공짜라서 더 오래 가져갈 수도 있다. 루틴이 된다는 건 그 자체로 가장 비싼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