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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어사리 Jun 06. 2024

새로운 메뉴 준비 중입니다.

순환과 회전

메뉴가 늘어간다는 것, 이건 장사가 안된다는 현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수의 인원이 방문하며 다수의 경쟁자들과 함께하는 시간대라면 한 가지 메뉴 또는 소량의 메뉴만으로 승부 낼 수 있다.

단, 작은 규모 매장크기에 단골만을 대상으로 하며 사람들이 찾기 힘든 매장위치와 홍보도 잘 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는 한 가지, 주력메뉴로는 부족함이 크다.

실상 매출이 많이 늘었던 때는 소수의 인원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메뉴를 제공했을 때였다.


지금은 악재가 너무도 많다.

외부적으로는 경기가 안 좋다거나 농번기로 인한 순환의 문제이거나 다양한 인원들에게 노출되지 않았다거나 그러나 며칠의 고민 끝에 내린 결론, 가장 큰 악재는 나 스스로 컨디션의 난조였다.


지난달 앓았던 감기는 여전히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지쳐서 사람이 싫어지고 특히나 지역에서 계속 살아야 함에 대한 목적을 잃었다.

환기시켜 줄 만한, 새로운 곳으로 이주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앞으로 3년, 그 기간 안에 게스트하우스를 겸한 맞춤형 심야식당을 오픈하려고 한다.

어쩌면 나의 모든 종착지가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되리라 믿는다.

결국 모든 고민의 끝은 나의 의지였다.


하나가 해결되고 나니 다른 문제들이 보였다.

식당 운영 1년째, 준비기간을 포함해 시범운영까지 1년이 되었다.

내가 가장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며 행복한 시간들을 기억해 보니, 맞춤형 도시락이나 저녁 술밥상이 가장 좋았었다. 타깃에 대한 준비가 적었었는데 이젠 확신이 있다.

다시금 타깃 마케팅이 필요하며 메뉴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

1년의 운영기간은 어떻게 보면 큰 도전이었고 준비였었다.


가게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 매출과 최소 운영비에 대한 확인도 끝났다.

경기가 안 좋다거나 상황이 안 좋아서 손님이 없다는 것은 핑계일 것이며 완전히 이겨낼 수는 없지만 이겨낼 방법은 분명히 있다. 보완점과 체력의 한계를 이겨내면서 이상적인 운영시간과 타깃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잠시 멈춤은 그저 멈춤이 아니라 준비의 기간이었다.


근래 들어 순환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왜 지금 손님이 오지 않는가.

왜 지금 단골손님이 없는가.

모두 내가 알고 있었고 선택에 대한 결과를 맞이하고 있었다.

지금의 한가로움은 기존의 바빴던 기간의 선택이 낳은 결과였다.

특정 단골손님과 그 지인들로 가득 찼었던 소규모 상점에서는 그 사람들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그 기간 동안 신규유입이 멈춰있었던 틈에 대한 준비 대책이 없었던 것이다.

이건 어느 정도 우려했었던 바이다.


지금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자생력을 갖춘 상점이 되려고 한다.

나는 두려움을 기회로 바꾸고 잠시의 멈춤을 도약으로 바꾼다.


새로운 메뉴를 준비 중이었다.

즉석에서 볶아내는 꼬들한 고추장 두루치기, 이것은 한겨울 빼고는 꽤 괜찮은 메뉴이다. 가성비 쪽으로 타기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그에 비해 반대되는 메뉴가 없었다.

늘 부족함이 있었지만 아직은 다 채울 수 없기에...... 고민만 했었지만 최근에 해결방안을 찾았다.


돼지고기 안심육전을 하려고 한다.

메뉴 개발 중에 단발성 프리마켓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지역에서 열리는 오맥축제, 여름동안 매달 한다고 해서 엄청난 홍보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축제 5일 앞둔 시점, 지인으로부터 이번에 잘해야만 하며 사람들 반응이 좋아야만 다음번 기회도 받아낼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자신 있었다. 재료와 양에서는 자신 있었으니깐.

오맥축제에서 판매하려 했던 메뉴 샘플, 돼지고기 앞다리 150g을 사용한 탕수육전(가격 6000원 예정)-소스붓기 전

축제 3일 앞둔 어젯밤, 담당자에게 연락이 연락이 왔다.

으레 축제기간 전 참여여부에 대한 확답 확인 전화인 줄 알았다.

오맥축제 담당자는 주변 상인들이 육전이라는 메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며 그로 인해 메뉴를 갑자기 바꿔서 참여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돼지고기 안심 150g씩 들어갈 육전, 약 100인분을 준비했었던 나이기에 어이가 없었다. 내일은 현충일(공휴일)이기에 이미 재료 주문은 들어간 상황이고 처음엔 정중했던 오맥춪게 담당자는 점점 자기는 절대로 하지 말라는 말은 한 것도 아니며 사정이 이러하니 메뉴를 바꿔서 참여해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고만 주장했다.

아무리 내가 앞으로 계속 쓸려고 했던 재료이지만, 앞으로 팔아보려 했던 신메뉴지만.... 이건 정말 어이상실이었다. 담당자, 그의 주장은 들으면 들을수록 답답함이었다.

대화가 길어져봐야 소용없을 테고 나의 결론은 담당자에게 선택지를 통보했다.

1, 메뉴를 바꿀 수 있다, 단, 재료비 20만 원을 결제해 주면 가능하다.

2. 시장에 위치한 정육점에 문의해서 주문한 안심이 취소가 된다면 오맥축제에 참여하지 않겠다.


1번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었고 절충조차 없었다. 선택지는 2번이었다.

기분은 이미 상했고 담당자는 자신이 강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계속해서 강조했다.


그래 다른 곳에서 홍보하지 말자.

가게 내에서 손님이 순환되고 회전하는 시스템을 만들자.

손님이 없었던 시간 동안 바라보았던 거리에 누가 몇 시에 어떤 상황으로 걷는지 계속 봤다.

1년을 틈틈이 지켜보았다.

효율적인 매장의 순환과 회전이 필요하다.

이렇게 또 한 가지를 배우고 있는 것 같다.



나름대로 오맥축제를 '탕수육전' 데뷔전으로 준비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고 나니 허탈하네요.

레시피 연습용은 돼지고기 앞다리 살코기로 준비했었고 앞다리 살코기냐 안심이냐 결국 판매용은 안심으로 가기로 했고 마지막 전분과 밀가루 비율에 대해 고민 중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겼네요.

그래도 무엇이든 경험은 남는 게 있으니 다행이네요.

오맥축제 참여가 무산된 것은 아쉽지만..... 내 가게를 지키는 것이 1번이니깐 더욱 집중하려고 합니다.


하나 더, 계속 거래해 온 부자정육점 사장님께 늘 감사함을 느끼네요.

이번 같은 경우에도 쿨하게 '괜찮아요. 다행히 주문전이에요.', '알겠어요.'라고 말해주었고 누군가와 지속적인 거래를 한다는 것은 신뢰를 쌓고 마음을 얻는 과정인 것 같아 하나의 배움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함께 거래하며 성장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길 바라며 늘 고마운 마음이 계속 맴도네요.


늘 관심과 사랑으로 술보밥상 방문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함을 느끼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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