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한 날을 견뎌본 사람은 안다

by 고유

‘괜찮아.’

위로가 필요한 날을 견뎌본 사람은 안다. 너의 입으로 괜찮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내가 감히 괜찮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럼 어떤 말을 해야 할까.

힘 내.

힘, 내!

힘내-

힘내..

어떤 말과 어떤 목소리톤으로 위로를 전해야 할지 마음속으로 대본 연습을 한다. 알 것 같지만 나는 너가 아니라 함부로 다 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내게도 위로가 필요한 날에 그 어떤 말을 듣지 못했더라도 이해하기로 한다.

그래서 위로를 위한 말보다 뜻하지 않은 데서 위로를 얻는다. 내 마음을 말하는 노래에서, 아이와 함께 읽던 책에서, 누군가의 친절에서. 그렇게 그저 지나는 시간 속에서 마음은 조용히 낫는다. 신경 쓰지 않고 있던 상처딱지가 떨어지듯이.

그 순간들은 이 세상을 다시 살아갈 이유와 용기를 준다. 위로가 필요한 낮과 밤은 꼭 무언가로 채워지지 않아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히려 아무 말도 없는 시간 속에서, 세상이 여전히 다정하다는 사실 덕분에.

그래서 누군가의 불행을 나의 위로로 삼지 않기로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다정한 세상의 일부로 남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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