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되는 오늘에서 나는 어떤 걸 후회하게 될까

by 고유

후회를 끌어안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 온통 후회뿐이었다.

그때 미루지 말고 그냥 할걸. 그 말은 하지 말 걸. 뭐든 열심히 좀 해볼걸. 모든 후회는 결국 말도 안 되는 후회까지 하게 하기도 했다. ‘아니, 그냥 태어나지 말 걸.’


계속해서 과거가 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없던 일로 바꿀 수 없다. 대신, 1초 뒤 1분 뒤의 일은 바꿀 수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걸 알기까지는 내 인생을 미워하는 시간이 꽤 오래 필요했다.


나는 내 인생이 싫었다. 피구시간에 ‘야, 너 선 밟았어!’ 친구의 말에 반박도 못하고 눈물만 꾹 참던 학창 시절, 술을 좋아하시는 부모님과 낡은 집, 남 눈치 보느라 망설이던 모든 순간들, 뭘 해도 어차피 안될 거라 무기력하게 하루가 끝나길 바라던 날들, 관계에 집착했던 날들 모두.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던 내 배경이었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생각해 봤다. 모두에게 사랑받지 못해도 괜찮은 사람, 아이처럼 감동할 줄 아는 사람, 청결한 향이 나는 사람, 평온함을 사랑하는 사람. 그렇게 살기로 했고 지금의 나는 꽤 그렇게 살고 있다.


내일이 마지막이라면, 어제가 되는 오늘에서 나는 어떤 걸 후회하게 될까. 그런 날이 온다면 그저 ‘아, 어제 이불 빨래 했어야 했는데.’ 정도의 후회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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