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함, 마음이 어수선한 상태를 말합니다.
가슴에 열불이 차올라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분노까지는 아니고
애써 노력한 결과에 실망하여 세상을 다 잃은 듯한 낙심도 아닙니다.
자칫 목숨이 위태롭거나, 위협을 당하는 두려움도 아니고
이판사판 고함치며 화내는 격한 감정도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을 겪은 뒤 다시 잡생각으로 몰려올 때의 마음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 뒤숭숭한 마음, 심란함입니다.
열불이 난 분노가 한바탕 지난 뒤에 몰려오는 모멸감 또는 화가 덜 풀린 상태,
낙심 후에 받아 든 결과가 아쉬워 고개를 떨구고 앞으로 뭘 어찌할 바를 모르는 막막함,
죽일 듯이 싸웠다가 '왜 그랬을까, 참을 걸'하는 후회나 '어쩜 나한테 저럴 수 있지' 서운함도 그렇습니다.
막연한 걱정이나 긴장감으로 잠 못 이루고, 후회와 서운함에 누웠다가 이불 킥을 날립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이 어수선하고 어지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답답하여 일은 손에 잡히질 않고 마음은 갈팡질팡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쉽니다.
평소 같으면 웃고 넘어갈 일에 짜증을 내고 실없는 한마디에 상처를 입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자극에도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래 봐야 좋을 것 하나 없으니 자신만 지쳐갑니다.
근심, 걱정 없이 살지는 못하지만 되도록이면 마음 편히 살고 싶기에 심란함을 이겨내려고 합니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무언가에 집중합니다.
심신을 달래주는 음악을 듣거나 재밌는 영화를 보며 실컷 웃거나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합니다. 무엇을 하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입합니다. 마음을 어지럽혔던 온갖 잡생각이 잊힙니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가만히 있지 않고 활동합니다. 몸을 바쁘게 움직입니다. 운동도 해봅니다.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꼼짝도 하기 싫습니다. 그럴수록 잡생각만 많아지죠. 다른 일에 몰입하듯이 몸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오히려 잡생각은 줄어듭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걷는 산책도 심란함을 날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생각을 달리 가집니다.
낙심한 일에는 '그래, 그까짓 거'하며 대범해져 봅니다. 친구, 가족들에게 실망한 날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거야' 통 크게 상대방을 이해해 보고요. 나에게 상처를 준 인간을 향해서는 '내가 왜 너 같은 인간 때문에 힘들어야 해?" 하며 자신을 다독거려줍니다. 자신을 가장 사랑해줄 사람은 자신이니까.
마음이 심란할 때는 수다를 떨고 술도 마시고 멍 때리기도 합니다. 청소를 부지런히 하기도 하고요. 여행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뭘 해도 심란함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기도를 합니다. 부처님을 찾든, 예수님을 부르든, 하느님께 매달리든, 종교가 없다면 조상님을 불러봅니다.
꼬일 대로 꼬여 꽉 막힌 응어리가 풀릴 때까지 기도합니다. 용서도 구하고, 이겨낼 용기를 달라고 말입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고 습관이 달라져 운명이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마음을 달리 먹습니다. 심란함과 잡생각이 들어찬 자리를 비웁니다. 대신 좋은 생각, 행복한 상상을 채웁니다.
심란함으로 움츠렸던 어깨를 쫙 펴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