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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에 크게 웃는 자 vs 평소에 자주 웃는 자

by 공감의 기술

나는 누구일까요?

여러 가지 마음이 쓰이는 감정입니다. 불안의 한 종류로 볼 수도 있고요.

안정이 되지 않는 심리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어떠한 위험이 현 상태를 위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자각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문제 해결 과정을 불러오는 감정 상태를 지칭하기도 해요.

답을 찾으셨나요?


아직 못 찾으셨다면 예를 들어 볼게요.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죠.

"시험을 망치면 어떡하지?"

"우리 아이가 잘못되면 어떡하나?"

"이번에 승진 못하면 어쩌야 할까?"

"혹시 내가 잘못되면? 그럼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까?"

비슷한 말로 심려, 염려, 근심 등이 있어요.


정답은 걱정입니다.




걱정은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어요. 시험, 취업, 건강, 먹고사는 현실적인 문제는 당연하고요.

갑자기 사고로 지구를 떠나지 않을까, 천재지변이 덮치지나 않을까 같은 예기치 않은 상황까지 대상도 다양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넘게 걱정을 하며 살아갑니다. 어제도 했고요, 1달 전에도 했어요. 1년 전에도 했을 겁니다. 아마 내일도 할 거예요. 1달 뒤에도 어쩌면 1년 뒤에도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을지 몰라요.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속담처럼 무슨 일이 어떻게 닥칠지 모르니 걱정은 인간이 가진 본능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급변하고 예측 불가한 시대에는 걱정을 부정적이라고 무시할 수만은 없을 거예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고 하잖아요. 소를 잃기 전에 미리 외양간을 고치게 하는 역할이 바로 걱정입니다. 시험에 붙으려고 밤새 공부하고, 취업하려고 스펙을 쌓고, 불안한 노후를 대비하려고 재테크를 하고, 혹시나 모를 사고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합니다. 이런 노력은 걱정에서 비롯됩니다.


문제는 걱정이란 녀석이 시도 때도 없이 불쑥 튀어나와 우리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해결책을 찾기 힘들거나, 해결을 하려면 한참 시간이 걸리거나, 혼자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걱정일수록 불안감은 점점 커집니다. 걱정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자신을 괴롭혀요.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면서 비극의 소설을 써가며 어쩔 줄 몰라합니다. 주위에서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해도 말처럼 쉽게 놓지 못합니다. 혼자서 스트레스만 받아 심신이 지칩니다. 힘은 힘대로 드니 웃을 기분도, 기운도 없어요. 한숨만 팍팍 내쉬며 오만가지 죽을 상으로 오늘을 살아갑니다.




<느리게 사는 즐거움>의 저자 어니 J 젤린스키가 걱정에 대해 남긴 유명한 말이 있잖아요.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이라고요.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는 사소한 사건들,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이라고 합니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들이라고 하니 96%의 걱정거리는 쓸데없는 거라고 말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거리에서 탈출하는 방법도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내용들이에요.

메모지에 걱정거리를 쭉 적어 봅니다. 하나하나 적다 보면 마음이 차츰 차분해질 거예요. 쓰고 난 뒤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며 제삼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걱정거리를 파악해 보세요. 계속 고민할만한 건지 아님 그냥 두어도 되는 건지를 판단하는 거죠. 근데요, 막상 적다 보면 걱정거리는 거기서 거기예요. 똑같은 걱정을 무한 재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거리를 솔직하게 털어놓아 보라고 합니다. 수다를 떨면서 괴로웠던 걱정을 말로 표현하면 감정이 한결 편해집니다. 타인의 의견도 들어보고요. 다만 같은 걱정을 볼 때마다 늘어놓으면 듣는 사람도 짜증 날 테니 주의하세요.


걱정으로 힘든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라고 합니다. 명상이나 산책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세요.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들여볼수록 걱정한 이유를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거라면 행동으로 옮기시고요, 비현실적이거나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거라면 마음을 비우고 차라리 잊어버리세요.


생각을 바꾸라고 합니다. 잘 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지나치면 만약 안 되면 어쩌냐 하는 걱정을 불러옵니다. 그러니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말라고 합니다. 잘되면 감사하고, 행여 잘되지 않으면 다른 기회를 기다리면 되죠. 지금 이 버스를 놓쳤다면 조금만 기다리세요. 다음 버스가 오잖아요.


생을 마감하는 분들이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한 거라고 합니다. '일에만 매달리지 말 걸', '남들의 기대보다 내 뜻과 꿈에 좀 더 충실할걸', '행복하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할걸', '좀 더 베풀고 좀 더 재미있게 살걸'. 후회하며 세상을 뜬다는 말입니다. 죽음을 앞둔 이들의 깨달음이 행복한 삶을 사는 지혜가 아닐까 싶어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걱정, 게다가 사서 하는 걱정까지. 하지만요 미리 걱정한다고 슬픔과 힘듦이 덜어지던가요? 오히려 오늘의 에너지만 빼앗아갈 뿐입니다.

'이 걱정만 없다면 살만할 텐데.' 이런 생각을 많이 하죠. 그런 적이 얼마나 있던가요? 이 걱정이 사라지면 어디선가 또 다른 걱정이 생깁니다. 걱정은 하면 할수록 무한정 자라나는 성질이 있으니까요.

그놈의 걱정, 걱정, 걱정, 별의 별별 걱정. 걱정이 걱정을 낳고요, 결국 걱정이 팔자가 됩니다.


걱정이 없으려면 평소에 웃을 일을 만들라고 합니다. 걱정으로 시름하는 것보다 소소한 데서 즐거움을 찾아 많이 웃으라고 하죠. 한번 웃으면 그만큼 젊어지고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잖아요.

최후에 웃는 자가 크게 웃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최후에 크게 웃으려고 매사에 유비무환의 자세로 뭐 걱정거리 없나 찾고 긴장하며 사는 건 영양가가 제로잖아요. 인생이 다 끝난 마당에 크게 웃어본 들 무슨 큰 의미가 있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답답하고 속상한 일만 많은 요즘입니다. 올해는 평범한 일상을 무척 그리워했잖아요.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이 하늘도 얼마 안 있음 많이 보고 싶어질 거예요. 가을 햇살 아래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친구와 수다를 떱니다. 영화를 감상하며 감동도 받고 코미디를 보며 실컷 웃어봅니다.


'앞날이 가시밭길이 아닐까', '내일이 오면 행여 인생이 잘못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살기보다 지금 주위로 시선을 돌립니다. 걱정만 하느라 소소하고 유쾌한 일상의 즐거움을 놓치고 있을지도 모르니깐요.

최후에 웃는 자가 크게 웃을지는 몰라도 평소에 자주 웃는 자가 인생을 잘 사는 사람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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