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수가 2400만 대를 넘었다고 합니다. 오늘도 새로운 차들이 쏟아져 나오고, 한물간 차들은 고철이 되는 운명을 맞이하겠죠. 좁은 땅덩어리에 수많은 자동차가 굴러 다니니 교통체증은 일상다반사지만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다양한 차들을 보게 됩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유독 눈에 띄는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태어난 지 30년이 다되어가는, 그 당시는 우리나라에 베스트셀링카였던 차량입니다. 연식이 오래되어 영화에서나 가끔 봤던 올드카 한 대가 도로를 누비고 있었죠.
세월의 흐름을 거슬릴 수 없듯 차체는 윤기를 잃었고 이제는 촌스럽게 보이는 외형이지만 아직도 거뜬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차를 어쩜 저리 관리를 잘했을까?' 차주인의 지극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올드카가 처음 나올 무렵 나도 팔팔한 청춘이었는데, 그때는 젊고 그나마 봐줄 만한 몸매였는데 사람 역시 세월을 거스를 재간은 없습니다. 탱탱한 피부는 탄력을 잃고 쌩쌩 뛰어 달리던 체력은 저질이 되어 조금만 걸어도 숨을 헉헉거리는 올드보이가 되었습니다.
인격이라며 자위하던 뱃살이 오히려 사람을 초라하게 만듭니다. 살이란 살은 죄다 주름져 처진 나 자신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리 좀 하지.' 대책 없이 나온 배만 원망합니다.
나이가 들면 운동을 시작합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지는 체력이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지친 삶의 한줄기 낙인 치맥을 포기하자니 우울해질 것 같고요. 금연을 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피다 끊었다 더 피다 잠시 끊는 습관은 도무지 바뀌지 않습니다.
양껏 먹어댄 죄책감을 덜어내고 싶기도 하고, 금주와 금연은 못하겠으니 운동으로 대신 퉁치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건강검진인데 괜히 불안합니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불어나 있을 몸무게를 생각하니 일단 지금은 운동부터 하고 봅니다. 대개 며칠 이러다 말겠지만요.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모두의 소망입니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비는 올해의 소원인 금주, 금연 그리고 운동하며 건강하게 살자. 올해 소원은 이미 평생소원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운동하는 남자들이 만든 울퉁불퉁한 근육, 군살 하나 없는 식스팩을 보며 멋지다고 감탄합니다. 운동하는 여자들이 가꾼 늘씬한 건강미를 보며 나도 운동을 해서 S라인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D라인을 탈피한 몸 같은 몸을 만들겠다는 굳은 다짐을 합니다. 한 손에는 닭다리를 들고 다른 손에는 맥주잔을 꽉 쥐며 '내일부터!' 결심의 한잔을 하면서요.
나이에 상관없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다양합니다.
좋아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말할 필요 없습니다. 세끼 밥 먹는 것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비교하지 마세요.
일단 건강해지려고 합니다. 운동 부족은 만병의 근원이잖습니까? 고혈압, 당뇨, 고지질혈증, 복부비만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운동은 필수입니다.
운동이 취미가 되면 활력이 생깁니다.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땀과 함께 날려 보내니 기분이 개운해집니다. 기운 없던 몸이 운동으로 기운을 되찾습니다.
맛있는 거, 먹고 싶은 거 맘껏 먹으려고 운동을 합니다. 먹을 땐 맛있게 먹고 운동할 땐 열심히 하면 간지 나는 몸매가 됩니다. 물론 안 먹고 굶주림에 시달리면 살 빠집니다. 그러나 먹자마자 도루묵입니다. 먹고 운동하며 빼는 살이 오래갑니다.
운동을 해서 몸매를 가꾸면 폼이 납니다. 폼이 나면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남산만큼 튀어나온 배, 배도 삼겹, 턱도 삼겹이면 자기 관리가 안 되는 사람처럼 보여 첫인상에서 마이너스입니다. 운동으로 탄탄한 몸을 만들면 자신감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40 넘어 운동하는 사람 치고 운동이 좋아서 한다는 사람은 거의 못 봤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운동을 꼭 해야 합니다.
청춘 때보다 덜 먹어도 살이 찌고 청춘 때보다 많이 움직여도 살은 좀처럼 빠지지 않습니다. 기초대사량이 젊을 때보다 적으니 살은 요지부동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얼마 안 남은 근육마저 사라집니다. 호르몬 변화를 겪으니 기분도 불안정합니다. 운동은 대사량을 올려주고 근육을 지켜주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는 나이가 되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뱃살, 턱살, 가슴살 등 살이란 살은 죄다 축 처집니다. 비싸고 멋진 옷을 입어도 티가 안 납니다. 소위 옷발이 안 받습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언제 어디서 훅~ 갈지 모른다고 하잖아요. 스트레스는 끊임없이 받고, 해소는 술과 담배로 풀고, 힘들고 귀찮아 움직이지 않으면 무게만 늘어나니 온갖 질병들이 알아서 찾아옵니다.
운동이 좋다는 사실은 다들 잘 아시잖아요.
동시대에 태어난 수십 만의 차들은 이미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습니다. 추억의 한 장면으로 기억될 뿐입니다.
이 시각, 거리를 누비는 올드카는 아직도 역사의 현장을 달립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하면서요.
한 세대를 넘어도 끄떡없는 올드카를 보며 올드보이는 다시금 결심을 합니다.
자동차도 관리만 잘하면 몇십 년은 거뜬히 타는데 우리 몸도 늙었다고 방치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관리 잘하면 인생 후반전을 쌩쌩하게 달릴 수 있을 거라고 말입니다.
백세 시대라고 합니다.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언제 휙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흐르는 세월입니다. 노후 준비가 불안하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노후 준비는 없습니다.
나이 든 것도 서러운데 게다가 아파 골골거리기라도 하면? 상상하기 싫은 스토리입니다.
건강은 자신해서도 안되고,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당연한 말을 떠올려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허투루 여기지 말고, 건강 잃고 후회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운동하기 참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다들 자신의 올드카는 어떠십니까? 관리는 잘 되고 있습니까?